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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솔직히 이전 글 쓰면서 이렇게 길고 지루한 글을 누가 읽겠어... 하는 마음과 함께
그래도 어쨋든 밖으로 이야기를 해서 저의 치부를 드러내어 앞으로 시계질하는데 있어
최소한의 억제(?)력을 발휘하는데 도움이 될까 싶기도 하면서도
"굳이 또 그 긴글을 다 읽어가면서 접대용 멘트로라도 관심있는 척 해주실건 또 뭐람? 췟~!"
요딴 비겁한 이중적 생각까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란건 원래 이중적... 아니 다중적이면서도 복잡하고 어쩌면 이해하려고 해서는 안될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을 쓰면서 나의 챙피한 부분을 까발리자~! 라고 시작했는데 행여나 읽으시는 분들 지루하실까봐, 재미없을까봐
자랑 + 신기한 정보 & 경험 대략 이딴것들이 본의 아니게 추가되다보니 글은 점점 길어지고
본래 의도했던 내용은 점점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그래도 역시나 마지막까지 다중적 성격의 자신이 느껴지는 것은 글에 대한 반응이 예상과는 전혀 다름에
창피하면서도 기분이 좋더라는 말씀입죠 헤헤...
그래서 요 글은 애초의 제 목적보다는 글을 읽어주신 분들이 가장 궁금해 하시는 것 같은
그냥 제가 지금까지 경험했던 취미들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는 가벼운 글로 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제 취미의 연대기(본인 입으로 이런 단어 쓰기 참...ㅋㅋㅋ)는 이렇습니다.
자동차 -> 모형 -> 거의 동시에 R/C카 -> 약간 후기부터 서바이벌 게임 ->
조금 지나서 포터블 음악기기 -> 오디오 -> 거의 동시에 A/V(ADULT VIDEO 아니에요. AUDIO/VISUAL입니다^^)
사진 -> 일드 감상 정도로 마무리 하면 되겠네요.
크게 남자의 3대 취미라는 자동차 / 사진 / 오디오 + 알파 정도 되지 싶어요.
그외에 역시 남자들이라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지포 라이터 수집, 게임, PC업글, 대충 뭐 이런 지지부리한것(취미의 질이 그렇다는건 아니구요.)들도 꽤 있지만 쓸만한 내용이 없는 건 다 뺐어요.
일단 자동차가 가장 먼저 나온다는건 가장 어렸을때부터 했다는 이야기고, 이게 어떻게 가능하냐구요?
가능합니다.
실제로 운전도 했지만 자동차 취미의 핵심은 운전이 아니라 "좋아하고 동경하는 것 그 자체였으니까요.
차암~ 찌질하죠? 그래도 전 그게 너무 좋았어요.
어렸을때부터 제가 직접 타고 운전할 수는 없지만,
"언젠가 어른이 되면 이 거대한 기계덩어리를 내 수족처럼 다룰 수 있게 되는거야~!" 하는 기대감이 엄청났었어요.
처음 자동차 잡지를 구입한게 어머니께 조르고 졸라서 초3인가 4때였는데, 이때만 해도 초등학생이 보는 잡지는
소년중앙, 과학소년 등등 뭐 이런거였죠.
일본에서 건너온 형태의 소년에게 기계공학과 과학의 매력에 대해 끝없이 어필하여
과학/공업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국가적 사업 차원의 학생 계몽 도서 정도로 정의할 수 있을것 같은 그런 책들요.
물론 그런책도 좋아했고 "건담 대백과 사전","괴수 대백과 사전" 이런건 뭐 기본이었구요.
하지만 가장 좋아했던 잡지는 역시 자동차 잡지였습니다.
아버지 차를 타면 전혀 빠르거나 스릴이 쾌감이 느껴지지 않아 전혀 몰랐지만, 잡지에 기록되어진 세계는 완전히 다른 세계였어요.
우리 아부지 차에는 최고속도가 160인가 180인가밖에 안찍혀 있었는데,
잡지에 나오는 차는 324킬로라지를 않나 우리 아부지 차는 100마력이 안되는데, 550마력이라지를 않나...
초등학생이 전세계의 거의 모든 스포츠카/수퍼의 스펙을 달달 외우고 다니고, 친구들과 같이 소풍가는 버스안에서
아톰주제곡 때창하고 있는 분위기와는 완전 다른 정신세계에 있다가,
당시로써는 극히 드물었던 수입 스포츠카를 보고 "와~! 저거 마츠다 RX-7/FC3S야~!
일본차는 우리나라에 수입도 안되는데 어떻게 가져온거지?!"
요딴 소리나 하고 앉았으니 눈에 띄는 초딩이었음은 뭐 말할 것도 없죠.
또 다른 일화로는 당시 "사랑이 꽃피는 나무"라는 드라마를 통해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고 있던
탤런트 최재성 님의 차가 미국의 닷지 바이퍼 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음... 여기서 연대 측정하고 계시는 분들 분명히 나올거 같은데 그르지들 마요. 뭐 좋은거 있다고 그른걸 계산들 하고 그르세요? ㅎㅎ)
최재성님을 보고 싶어하는 같은 반 여자아이들까지 꼬셔서 최재성님이 거주하고 계신다는 동네에 원정가서
바이퍼의 V8 8000CC의 배기음을 들었을 때의 충격은 지금까지도 뇌리에 각인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아직도 버리지 못하는 로망중에 하나가 대배기량 자동차이기도 하죠.
이러다 중학교를 졸업하게 됩니다. (아 그르니까 연대 계산들 하지 마시라고요...ㅡ.,ㅡ;;)
저희 어머니는 좀 오픈된 분이셨고, 개방적인 사고를 지니신 분이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벌어집니다.
(중학교 졸업하면서 원래 관심있어하던 메탈시계(지금이랑은 좀 다른의미인데 이건 따로 기회를 보도록 하죠)를 선물해주시고, 귀도 뚫으라고 권유해주셨던 분이세요.)
당시 왕래가 잦았던 친지가 고모부댁이었는데 고모부댁의 고종사촌형과는 3살 차이가 났었습니다.
제가 중학교를 졸업했으니 이 형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운전을 배울나이가 됬죠.
근데 어머니가 고모부께 OO이 운전 가르쳐주는 김에 우리 아들도 좀 가르쳐주라고 부탁하십니다.
그 당시의 기쁨은 뭐... 고모부님역시 상당히 쿨한 분이셨고, 원래 장난기 똘기(어른한테 이게 무슨...)로는 당할 사람이 없을 정도였기 때문에 흔쾌히 허락해주십니다.
당시의 안양의 공설운동장은 이례적으로 시민들한테 무한 오픈된 스타디움이었는데, 주차장은 물론이고, 운동장 안 피치까지도 별 제약 없이 시민들이 들락거릴 수 있었어요.
저는 이미 중학생때 운전이 가능한 사람이 된겁니다.
잡지로 수도 없이 봐왔고, 그나이대에서 이해가능한 수준에 한해서는 자동차의 구조까지도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운전 그까잇거 그냥 뭐 대충~ 악셀 밟고 핸들 좀 돌려주면 되는" 그런거였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떳떳한일은 아니었지만 돈 좀 버는 알바를 하게되어 불과 몇개월만에 제 첫차를 구입할 돈을 마련합니다.
현대 스쿠프.
정말 멋진 차에요. 가볍고 잔고장없고... 연비는 그당시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구요.
한 1년여를 합법적으로 운전도 많이 하고 레이싱도 배우고 랠리도 배우고... 글로는 짧지만 경험으로는 당연히 이때가 가장 진했죠.
당연히 예견된 수순으로 넘어갑니다.
레이서가 되기로 하죠. 당시 레이서의 자격이란건 면허증을 소지한 사람이 카라라는 협회에서 주관하는교육 좀 받고 말도 안되는 쉬운 테스트를 받으면 얻을 수 있는 쉬운거였어요.
오히려 그거보다 더 어려운게, 서킷 라이센스라는 걸 따로 따야 하는 것(용인에서 달릴려면 용인 서킷 라이센스가 있어야 합니다.)이었는데 그래봤자 용인 스피드웨이는 저한텐 너무 쉬운...(물론 테스트로써만, 제가 다 이긴다는게 아니구요 ㅎㅎ)
다 따고 집에가서 "엄마 나 레이서 할거에요~!" 했더니 글쎄... 펑펑 우시더군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반응이었어요.
지금까지 아들이 뭘 하고 싶다고 했을때 X구녕이 찢어지게 가난한 환경속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으시던 분이셨는데... 아들이 다치는게 두려우셨던 겁니다.
"경험"이라면 무엇이든 하게 해주고 싶으셨지만 아들이 다칠 수도 있는 가능성만큼은 두려우셨다는걸 너무 뒤늦게 깨달은거죠...
그래서 깨끗하게 포기합니다.
원래 라이센스라는게 1년인가 2년인가 유지되는 갱신하는 방식의 자격증이지만, 어머니 보시는 앞에서 태워버리고 다시는 말도 안꺼냈어요.'
그리고 솔직히 지금생각해보면 되기도 어려웠던게, 당시의 레이서를 양성하는 분위기는 키작고 몸무게 덜나가는 유망주 위주로...(승마 기수 뽑는 기준이 차용된거죠) 라는게 있었는데, 저는 180에 75킬로가 나가는 레이서로써는 쓸데없이 거구여서 당시의 진지한 레이싱 발전을 위해 몸부림치는 관계자들 입장에선 그다지 달가운 인물도 아니었어요.
제가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는 뛰어난 유망주도 아니었구요...ㅜㅜ
지금이야 한국의 카레이싱이 국제규약을 무시하고 금수저나 연예인들이 재미로 하는 (물론 일부의 이야기입니다만.)그들만의 리그가 되버려서 발전 가능성도 그다지 기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세계 기준과는 다른 방향으로 발전하는 다른 종류의 레이싱이 되버렸지만, (아직도 우리나라는 F1은 커녕 르망이나 DTM드라이버 한명도 배출하지 못했죠.)
그 당시만 해도 국내에 카레이싱이란게 정착하기 시작한 태동기이기도 했고 그런 만큼 레이싱계의 발전을 위한
선구자들의 의지도 대단한 것이었기 때문에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조금의 가능성도 포기하지 않는 분위기였거든요.
그래서인지 크게 미련은 안남네요.
워.... 개인의 취미라는 재미없는 이야깃거리르 되도록 재미있게 들려드리고 싶은 욕심이 과했는지 글이 또 길어지고 말았네요.
오늘은 이만 여기서 줄이도록 하고, 어차피 쓰기로 한거 속도를 좀 내서 되도록 짧고 간단하게 빨리 빨리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애초에 시포랑 그다지 관련없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그다지 재미없어 하시는 눈치면 알아서 중단할께요~^^
모쪼록 오늘 하루 아무 탈없이 조용하고 사소하게 흘러가는 평화로운 수요일 되시길 바래봅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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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78 예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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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삭제당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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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경험과 관심은 사람을 성장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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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제가 뭐 대단한 재능이 있었던것도 아니었고 저렇게 배우기만하고 써먹지 못한채로 끝났기 때문에 더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있는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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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이싱까지 ....대단한 경험과 추억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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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는 카레이서 지망생이고 카레이서가 실제로 되본적은 없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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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보다 5년 이상 형님이신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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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 양반들 그렇게 부탁을해도 끝까지 연대측정들 하시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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