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블로그가 이미지 제한을 갑자기 걸었군요. 앞 이야기들은 너무 많아서 그냥 이번부터 손보기로 했습니다.)

1차대전 당시 오스만군의 바쿠유전 공격을 정리하던 중에, 잠시 미드를 본다는 것이 그만 밤을 새우고 말았습니다. 

환각물질을 말하는 나르코스Narcos 미드인데, 나중에야 엄청났던 마약왕 에스코바르인 것을 알았습니다. 보통 마약조직 영화가 가지는 독특한 매력이 있는데 이 미드도 잘 만들었더군요. 속도감있고 대사 중 절반이 스페인어라 대사량도 많지 않은데다가 영어자막까지 나와서 줄거리를 따라가는데 지치지 않아서 밤을 새게 되었습니다. 

주인공인 왕좌의 게임에서 대결 마지막 순간에 황당하게 죽던 그 왕자였군요. 어쩐지 눈에 익다 싶었습니다. 어쨌든 그에 대한 미드를 본 김에 예정에서 벗어나 그의 이야기를 잠시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동생이 정리한 책이 있지만 주문해서 정리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걸리기 때문에 영어 위키자료를 중심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주요 인물의 운명에 대해서는 위키와 미드가 서로 다른데, 위키가 맞을 것 같습니다. 

콜롬비아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 (1부) 

파블로 에밀리오 에스코바르 가비리아Pablo Emilio Escobar Gaviria(1949년 12월 1일~1993년 12월2일)는 1, 1949 – December 2, 1993) 악명 높은 마약조직 두목이었다. ‘코카인 왕King of Cocaine이라고 불린 그는 1990년대 초에 500억 달러(콜롬비아에 여러 곳에 은닉한 200억 달러 포함) 가치의 자산을 소유해서 역사상 가장 부유한 범죄자이기도 했다.

파블로가 처음 검거되고 경찰을 비웃으며 찍은 사진인데, 결정적으로 그의 발목을 잡는 증거자료가 됩니다.  

파블로 에스코바르는 콜롬비아 리오네그로Rionegro에서 농부와 초등학교교사 부부 사이의 7명 중 3번째로 태어났다. 테데인Medellín 거리를 방황하는 10대 시절에 묘비를 훔쳐 갈아내고 다시 되팔면서 범죄의 길에 들어섰다. 형제 로베르토 에스코바르는 묘지관리비를 내지 않은 묘비를 공동묘지 주인에게서 받아서 묘비장사를 하던 친척에게 되판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에스코바르는 메데인 아오토노마 라티노아메리카나Autónoma Latinoamericana 대학생활을 잠시 했었다.

그는 오스카르 베르날 아귀레Oscar Bernal Aguirre(밀수담배와 위조복권을 팔거나 자동차절도를 하던)와 함께 여러 범죄를 저질렀다. 1970년대 초, 도둑질과 경호원을 하면서 메데인 기업가를 납치해서 10만 달러를 벌기도 했다.

밀수업자 알바로 프리에토Alvaro Prieto 밑에서 일하면서 큰 돈을 벌면서 22살이 되기 전에 백만장자가 되려던 어릴 적 꿈에 가까워졌다.

범죄행각

파블로의 동생이자 회계원이었던 로베르토 에스코바르는 회계원 이야기 책에서 형이 존재감 없던 중산층에서 세계최대 부자로 올라가는 과정을 이야기했다.

최절정기의 메데인 마약 카르텔cartel(범죄조직)은 매일 15톤의 코카인(5억 달러 상당)을 미국으로 보냈다. 로베르토에 따르면, 두 형제는 현금다발을 묶느라 매주 1,000달러어치의 고무줄을 샀다고 한다. 창고에 돈을 그대로 쌓아두었고 쥐가 파먹어서 매년 10%는 손실처분을 해야 했다.

두 형제에게 1,000만 달러, 그 당시로는 천문학적인 현상금이 걸려 있었는데 감히 잡으려고 나설 사람이 없었죠. 

복역 후에 책도 쓰고 평범한 생활을 하는 알베르토입니다. 미드를 보면 콜롬비아 곳곳에 엄청난 돈을 뭍어두었던데... 

아래는 그가 쓴 회계원 이야기입니다. 

1975년, 에스코바르는 코카인 사업을 시작했고 직접 비행기를 몰고 콜롬비아와 파나마를 오가며 코카인을 미국으로 밀수했다. 나중에 15대의 신형비행기와 6대의 헬리콥터를 구입하자, 코카인 루트를 열었던 비행기를 아시엔다 나폴레스Hacienda Napoles 목장 출입문 위에 올려두었다.

1976년 5월, 에스코바르와 조직원은 에쿠아도르Ecuador에서 트럭을 타고 메데인으로 돌아가던 중에18kg의 마약을 소지한 혐의로 체포되었다. 파블로는 메데인 판사에게 매수하려다가 실패했고 몇 개월의 법률공방을 거치다가 체포했던 경찰을 매수해서 혐의를 벗었다. 그 후에 그는 매수와 살해 두 가지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알베르토는 파블로의 밀수가 너무 위험해져서 마약사업에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마약카르텔은 없었고 소수의 마약 공급조직만 있었기 때문에 새로 마약사업을 벌이기 좋은 상황이었다.

페루에서 코카인반죽을 사서 메데인의 2층 건물에 있는 실험실에서 정제했다. 파블로는 첫 번째 마약거래에서 18kg의 저질반죽을 들여와서 마약제국의 첫 번째 벽돌을 놓았다.

그는 비행기 타이어에 마약을 숨기고 미국에 밀반입했고 조종사는 반입량에 따라 최대 50만 달러까지 받았다.

순식간에 미국의 마약수요가 폭발했고 파블로는 플로리다 남부, 캘리포니아와 다른 주로 향하는 마약루트를 개발했다. 그와 카를로스 레흐더Carlos Lehder는 바하마 노맨스케이Norman's Cay 밀수루트를 개척했다.

카를로스와 로베르트 베스코Robert Vesco(미국의 금융사기범으로 체포를 피해 중미에서 활동)는 섬의 대부분을 사들여서 활주로, 항구, 호텔, 주택과 냉동창고를 지어 마약밀수를 위한 기지를 만들었다. 1978~1982년 동안 이 기지는 메데인 카르텔 밀수루트의 핵심기지가 되었다.

알베르토의 주장에 따르면 파블로는 섬매입에 일체 관여하지 않았고 카를로스 레흐너의 개인투자였다고 한다. 에스코바르는 아시엔다 나폴레스 목장을 수 백만 달러를 주고 구입했는데 20km2의 대지에 동물원,호수와 다른 오락시설을 만들었다.

체포되는 카를로스입니다. 절반의 피는 독일인이었습니다. 미드에서는 기둥에 기댄 사람입니다. 

파블로는 왼쪽의 상의를 벗은 사람입니다. 

콜롬비아에서 매달 미국으로 마약이 매달 7~8톤씩 밀수했었는데, 파블로의 영향력이 절정이던 1980년대 중반에는 11톤이었던 적도 있었다. 보통은 비행기로 운송했지만 한 번에 2.3톤을 생선반죽과 섞어서 배로 실어 나르기도 했다.

로베르토 에스코바르는 소형원격잠수함을 이용하기도 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유인잠수함이었다.

1982년, 파블로는 콜롬비아 하원 자유당의 교체의원으로 선택되어 정계에 진출했다.

대부분의 마약카르텔 두목이 그랬듯이, 파블로도 벌어들인 돈 중 극히 일부를 지역주민 공익사업에 사용해 대단한 인기를 얻었고 그 기반으로 정계를 휘어잡으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위에 경찰을 비웃던 사진이 증거자료로 밝혀지면서 그의 정계진출은 좌절됩니다. 

그렇지만 메데인 카르텔이 미국, 멕시코, 푸에리토 리코, 베네수엘라, 도미니카 공화국과 스페인의 마약 중 상당부분을 공급하면서 그 정체가 전세계에 알려졌다. 그의 마약은 스페인을 통해 유럽으로 퍼졌고 심지어 아시아까지 도 공급한다는 소문이 있었다.

미드에서의 메데인 카르텔입니다. 얼굴만 다르고 실존인물입니다.

파블로는 콜롬비아 정부를 상대로 매수와 협박을 일삼았다. 그는 플라타 오 플로모plata o plomo(은 또는 납)를 주장했는데 돈을 받거나 얼굴에 총을 맞으라는 소리였다. 이렇게 해서 수 백 명의 시민, 정치가와 경찰이 목숨을 잃었다.

그는 수많은 정부관리, 판사와 정치가를 매수했고 심지어 1989년 콜롬비아 대통령후보 루이스 카를로스 갈란Luis Carlos Galán과 3명의 후보를 암살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객기 아비앙카Avianca 203편과 보고타 검찰청을 폭파하기도 했다.

대통령 후보를 암살하려고 했던 여객기 테러로 107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메디인 카르텔은 칼리Cali 카르텔과 필사적인 마약전쟁을 벌였다. 파블로는 콜롬비아 대법원이 미국과 범인인도조약을 검토하자 M-19라는 좌익 게릴라를 조종해 대법원을 점령하고 현장에 있던 판사 중 절반을 살해했다. 알베르토의 책에 따르면 M-19는 돈을 받고 대법원에 침투해 콜롬비아정부가 미국으로 보내려 했던 마약조직원에 대한 모든 증거서류를 불태웠다. 

정확한 배경을 알 수 없지만 자금후원이나 조직원 살해때문에 좌파혁명을 주장하던 M-19가 마약카르텔과 연합하는 황당한 사건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