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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소설(이지만 논픽션) 레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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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ji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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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7-03-10 01:09:39 조회: 2,467  /  추천: 19  /  반대: 0  /  댓글: 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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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http://www.dealbada.com/bbs/board.php?bo_table=forum_golf&wr_id=98295

 

3. 

일요일 오후 인도어 연습장.  오늘 내가 50여분동안 저 그물망을 향해 쳐낸 공이 300개를 넘었다.

이제 남은 건 5분여 뿐.  금요일 저녁 정신이 번쩍 들게 했던 그 짜릿한 손맛을 오늘은 하나도 못봤다.

"이상하다. 뭐가 문제지? "

같은 질문을 던진 게 몇 번인지 궁금하지도 않다.  속도 모르고 계속 두더지게임의 그 놈처럼 쳐볼수 있다면 쳐보라며 올라오는 하얀 공을 노려보며 다시 한 번 나에게 되물어본다. 

"뭐가 문젤까....."

이때, 타이머가 3분밖에 남지 않았다며 깜빡이기 시작하자 맘이 급해진다.

후우~ 심호흡을 한 번 하고 팔을 쭈욱 뻗었다가 몸통으로 흐~읍!

"딱!"

손가락 마디마다 전해지는 저릿함을 느끼는 것도 잊고 옆사로로 튕겨져 나간 공에 행여 다른 사람이 놀라진 않을까 황급히 주위를 둘러본다. 사실, 창피해서 인지 다른 사람이 걱정되서 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행이 옆사로에서 똑딱이를 하고 있는 아주머니는 내 공을 못본 듯 하다. 그제야 손가락을 접었다 폈다하며 금방의 아픔을 달래본다.

 

사실, 오늘은 연습장의 레슨 프로가 출근하지 않는 날이었다. 하지만, 금요일 레슨중에 '정타'의 타감을 느낀 나는 그 느낌적인 느낌에 밤새 잠을 설쳤다. 마음같아서는 토요일 새벽 6시부터 나와 다시 느끼고 싶었지만 아내와 5살 딸과의 약속때문에 낮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내 마음도 모르는 아내는 친구들의 집으로 초대하고 저녁 약속을 잡아버렸다. 아쉽지만 토요일은 그렇게 지나갔다.

 

 일요일이 되자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려 아침 설겆이며, 분리수거며, 청소기를 돌려주고나서 잠시 아이가 잠이 든 틈을 이용하여 설레는 마음으로 연습장을 찾았지만 마치 처음 클럽을 잡았던 그 날처럼 공 하나 제대로 맞추질 못하고 1시간이 그냥 지나가 버렸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집으로  올라오는 엘리베이터에서.... 화장실에서....  "쩍" 과 "딱" 사이의 공식을 풀기위한 갖은 생각들이 떠나지 않는다.

 

월요일 저녁. 퇴근과 동시에 연습장으로 달려왔다. 프로에게 나의 위치를 카톡으로 보내고 몸을 풀어본다.

똑딱이 10개, 하프 5개, 풀스윙, 풀스윙, 풀스윙.....  이게 아닌데....

저쪽에서 프로가 올라오는게 보인다. 핸드폰에 시선을 두고 나에게 오는 길에 잠깐 잠깐 다른 회원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다가온다.

나는 마치 이제 몸을 푸는 것처럼 허리를 돌려본다. 

"안녕하세요, 회원님. 일찍오셨네요"

"아. 안녕하세요.."

"스윙 한 번 해 보세요. 저번주에 풀스윙 들어갔죠?"

"예.."

대답과 함께 어드레스를 한다. 내 돈 내고 레슨받는 건 분명한데 프로가 보고 있으면 긴장된다.

후우~ 흡! 뒷땅..... 후우~ 흡! 뒤땅...... 민망하다.  뭐라고 해 줄 말이 없는지 프로를 바라본다.

계속 해보라는 제스츄어.

후우~ 후우~ 흡! 맞았ㄷ...   오른쪽 그물을 향해 사정없이 휘는 볼...

"어드레스 해보세요" 프로가 다가왔다.

"지금 회원님 몸이 자꾸 일어나시거 등요.. 척추각을 유지하시고 팔을 툭 떨군다는 느낌으로 쳐보세요."

"이렇게요? " 

" 클럽헤드를 빤~드시 뺀 다는 느낌으로...그렇죠... 시선은 공에 두시고... 딸랑이에 달린 끈처럼... 그렇죠~"

"이렇게요?"

"팔에 힘 빼시고.... 클럽 가볍게 잡으세요..가볍게...  그리고 팔을 투욱 떨구세~ 그렇죠~"

멀리가진 않지만 따악 따악 맞아 나아가는 공.....

" 자~ 아이언 한 번 줘보세요...... 어드레스 하시고 손에 힘 빼시고 어깨가 도는 느낌으로 백스윙하시고 가볍게 투욱~ 몸을 돌리면 팔은 그냥 따라오는 느낌으로~~~"

'쩌~업!!' 빨래줄처럼 날아가는 공의 궤적을 보고 있던 나는 나도 모르게 "우와~" 라는 감탄사를 뱉어버렸다.

"자 회원님이 한 번 해보세요"

클럽을 건네 받은 나는 방금 배운 것을 잊지않기 위해 스윙을 해본다. 몇 번의 스윙을 지켜보던 프로는 오늘은 가볍게 팔을 떨어트리는 것만 연습해 보라는 말을 남기고 다시 핸드폰을 바라보며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 스윽 들어서 투욱~" 쩝!  오!!!!! 이 느낌이야!!!!!  

다시 한번.... 스윽 들어서 투욱~ 쩝! 오!!!!!!!!!!!!!!!!!!  

 

연습시간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스윽~ 툭. 스윽~툭. 스윽~ 툭.  한시라도 쉬면 날아가 버릴 듯한 불안감에 몸을 가만 둘 수가 없었다. 그 리듬을 몸이 기억하기 위한 노력은 잠 들기전 거실 불을 끄기 전까지 멈추지 않았고 내일 연습장에서 만날 그 부드러운 타감에 기분까지 좋아졌다.

 

다음날 퇴근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마음이 급한 나에게 전화가 왔다. 평소 알고 지내던 친한 형님이었다.

"야~ 너 골프 배운다매? 레슨 받고 있냐?

"아..형~ 예 이제 1달됐어요 ㅋㅎㅎㅎ"

"오오~ 이제 풀스윙 들어갔겠네?

"예~ 저번주부터요 ㅎㅎㅎ"

"너 채 있냐?

"무슨 채요? 7번은 있는데요?

"그럴줄 알았다. 형이 아는 스크린골프장 사장님이 있는데 가게 접는다고 해서 한세트 좋은 걸로 쟁여놨으니까 시간날 때 가지러 와라"

"오..고맙습니다. 오늘 당장 갈께요~~~~~~"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퇴근길이었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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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손가락에 쥐가 날 꺼 같습니다....ㄷ ㄷ ㄷ  좋은하루 되세요~~

 


추천 19 반대 0

댓글목록

오 구뜨 구뜨...아까 술먹다가 폰으로 보고 ... 이제 집에와서 노트북으로 댓글을!!!!!! 작가 십니다 작가!!!!

    2 0

두끄님은 안주무십니까 ㅎㅎ 이시간에 댓글을.. 감사합니다

    1 0

정말 글솜씨가 훌륭하시네요^^
다음편 기대하겠습니다.

    2 0

과찬이십니다 고맙습니다

    1 0

ㅋㅋ100% 아마추어의 심리가 피부로 느껴지는 멋진 글입니다.
연재로 쓰셔서 책으로 출간하셔도 될듯 합니다

    2 0

왜냐하면 제가 아마추어니께요 ㅎㅎ

    1 0

어여어여 키보드를 장만하십니다...ㅎㅎ

    2 0

키보드로 좀 써볼라고 했더니 따각따각 애들 자는데 스끄럽닥고 ㅠㅠ

    1 0

섬뜩 합니다. 누가 저 따라다니면서 관찰하고 쓴 보고서 인줄 알았습니다.

    2 0

역시... 저렇게 시작하시는 분들이 많으시군요.  다행입니다. 저만 그런게 아니었군요. ㅎㅎㅎ

    1 0

작가님 재미있는 글 감사합니다. 눈팅회원이라 소심하게 추천 누르고 갑니다.

    2 0

감사합니다. 저도 매날 쓰달데없는 댓글 달다가 포럼에 도움이 좀 될까해서 써 본 글입니다. ^^

    1 0

오메..감질나네 좀 보다보면 끈기고...췟!!! 길게좀 적어요...길게좀!!
근디 로멘스는 언제 시작해요?! ㄷㄷㄷ

    2 0

쓰기는 한참 썼는데 읽는 건 금방이네요. 글쓰시는 분들 진짜 ㄷ ㄷ ㄷ ..
논픽션이라 로맨스는 별로 없고 등짝스매싱 신은 있을지도...

    0 0

필력이 정말 좋으십니다.
아주 흥미진진하네요.

    1 0

좋게 봐주시니 고맙습니다 ^^

    0 0

정망 흥미진진하네요..ㅎㅎ 시간가는줄 모르고 탐독했습니다. 2편이 궁금해집니다..ㅋㅋ

    1 0

재미지시다니 다행입니다 고맙습니다

    0 0

와 저도 모르게 빠져들어 읽었네요... 디테일이 살아있습니다.

    1 0

저만 저렇게 배운게 아니었군요 ㅎㅎㅎ

    0 0

필력이 ㄷㄷㄷㄷㄷ 하네요

    1 0

이제 후달리기 시작할 예정입니다. ㅋㅎㅎ

    0 0

다음편이 기다려지네요~

    1 0

사무실 감사기간이라...
잊어버리고 계시먄 스윽 올려보겠습니다.

    0 0

키보드 사드릴게요. 주소 주세요.ㄷㄷㄷㄷ 빨리 써주세요. 현기증 난단 마리에요...

    1 0

배대지는 델라웨어입니다 ㅋ

    0 0

이거 나중에 성장기의 끝인 싱글 이븐파 치고 ,,,, 잔치하고,,,,,내부자들 영화에 나오는 좋은 곳(?) 가서 노는 장면까지 나오나연? ㅎㅎ

    1 0

논픽션이라 110돌이쯤에서 끝날겁니다 더가면 환타지sf로...

    0 0

ㅋㅋㅋㅋ 나이쓰!

    1 0

어디가 나이쓰? ㅎㅎㅎ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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