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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두 번 라베를 하면서 생각했던 것들 한 번 공유해 봅니다. 저보다 고수이신 분도 있을 것이고 저와 생각이 다른 분도 있을 테니 다른 의견 환영합니다.
2019년까지 한국에서 라운드 하면서 가장 좋은 스코어는 78타, 평균 85~86을 쳤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 한국 가서 한 7번의 라운드에서는 80, 79, 83, 86, 86, 87, 70 이렇게 기록했으니 분명히 스코어는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조금 달라진 점이 있는데, 예전에는 80타 정도를 기록할 때는 샷이 잘 된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다지 잘 친 게 없는데 80 초반 스코어가 나오더라고요. 아마도 싱가포르에서는 난이도가 있는 구장에서 라운드를 하다 보니 아무래도 한국에서의 라운드가 수월했던 것도 있습니다. 이렇게 난이도 있는 구장에서 치면서 라베를 기록하기 좋은 습관이 몸에 밴 거 같아 몇 가지 이야기해 봅니다.
가장 중요한 건, 절대 무리한 샷은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최악을 대비한 계획을 가지고 최선의 샷을 하려고 노력할 뿐입니다. 티샷 실수를 해서 나무 밑에 들어간다거나, 라이가 아주 좋지 않다거나 혹은 그린까지 너무 먼 거리를 남긴 경우가 있다고 합시다. 저 역시 예전에는 어떻게든 그린에 올리려고 멀리 가는 클럽을 잡았을 것입니다. 이제는 이런 샷이 확률이 낮다는 걸 압니다. 따라서 최대한 안전한 클럽으로 안전한 거리에 가져다 놓으려 노력합니다. 그러면 보기는 할지언정 더블 혹은 트리플 이상의 스코어를 기록할 확률은 낮아집니다.
이런 자세는 스코어에 목표를 두지 않아야 가능합니다. 스코어는 내가 한 샷들이 모여 나온 결과이지 내 목표가 아닙니다. 지금 당장 내 앞에 있는 공을 내 모든 능력을 다해 최선의 결과를 나오게 할 뿐입니다.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보기나 더블 보기 정도는 언제든지 나올 수 있습니다. 거기에 연연하지 않고 지금 상황에서 가장 확률이 높은 샷을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합니다. 또 라운드 하다 보면 뜻하지 않은 기회가 오기도 합니다. 전혀 생각지 않았던 홀에서 롱펏이 들어간다거나, 어프로치가 들어가 파나 버디를 기록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플레이하다 보면 내가 몇 개 쳤는지 잊기 십상입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그런 게 멘탈 관리에 오히려 유리합니다. 내가 몇 개를 쳤는지 생각하다 보면 대체로 아마추어는 조급해지기 마련입니다. 매홀 최선을 다하고 그 스코어를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빨리 잊고 다음 홀을 맞이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자세는 특히 라베가 눈앞에 왔을 때 유리합니다. 내가 몇 개 쳤는지 모르고 있어야 오히려 생애 최고 스코어가 나오기 쉽다는 것이지요. 라베를 생각하면 압박감 때문에 실수 나오기 쉽거든요.
라베를 언더파로 기록했으니 이제 저는 앞으로 스코어보다 샷 메이킹과 100야드 이내 샷에 신경을 써볼 생각입니다. 아마추어라 한계는 있겠지만, 탄도 조절과 페어드/드로우 샷을 연마하고, 특히 실수하기 쉬운 40~70야드 샷을 다듬으면서 실전에 적용하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면 또다시 라베를 기록할 날도 올 수 있겠지요. 가능하다면 제가 속한 클럽에서 주최하는 Monthly Medal 이란 공식 대회에서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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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niyahrehe님의 댓글 jooniyah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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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정말 한 타, 한 타에 집중해서 하다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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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도 어느 순간 너무 스코어에 집착하는 걸 보고 마음을 바꿔먹었습니다. 그러니 라베가 오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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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는 한타를 포기해서 한타를 줄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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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맞습니다. 프로도 그렇게 하는데 아마추어라면 한 타가 아니라 두 타도 포기할 수 있어야 하는 거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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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스러운 글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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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베 갱신하시라 믿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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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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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도 같은 생각으로 라운드 했던 게 불과 몇 달 전입니다. 실수는 벌어진 일이니 잊어야겠죠.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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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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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를 포함해 멀리 가는 클럽을 잡을 땐 떨어질 공간이 충분한지 먼저 보는 편입니다.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안 치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미스샷은 줄어들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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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같은 골린이에게 필요한 조언이시내요! 명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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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는 하는 게 당연하니 아무리 어처구니 없는 실수라도 잊어야겠지요. 그런데 2온 4펏이면 속상하시긴 했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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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저같은 골린이에게는 어쩌다 한번 오는 복권 같은 찬스였는대 알고보니 그 홀이 핸디 1인 난이도 높은 그린 이였다는것에 위안을 조금 받았습니다.ㅜ.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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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팅도 제가 할 말은 많은데 ㅎㅎㅎ 나중에 기회되면 풀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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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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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이 되셨다니 기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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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잘 다녀오셨나요? 전 내일 탄종 가는데 말씀 새기고 한번 쳐보겠습니다. 그나저나 한국 방문 정말 부럽습니다. ㅜ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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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다녀왔습니다. 좋은 곳 가시네요 ㅎㅎ 초대해주는 분도 없지만 거긴 그린피가 ㄷㄷ. 즐거운 라운드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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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운 숫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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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도 그런 상황 많이 겪어 보았습니다. 다음에는 꼭 버디 하실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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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처음으로 깨90 을 눈앞에 두고 있던 18홀에서 더블인가 트리플 했던거 생각나네요 ㅋㅋ 그래도 89하긴 했습니다만 마지막홀은 무슨 대회에 나온 선수마냥 긴장됐었어요 ㅋㅋ 한번 그러고 나니 종종 80대 가끔 기록하기도 하고.. 말씀하신부분 구구절절 공감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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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쳐. 스코어가 뭐라고. 이번에 못하면 다음에 해도 되는데 말이져.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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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오늘 라베 했습니다. 머리 올렸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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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드립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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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쓰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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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게 보아주시네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