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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와이프님 모시고 하와이 골프장 다녀왔는데
너무너무 만족스럽고 지금 기분이 너무 좋네요 ㅎㅎ
와이프도 너무 만족해서 지금 동영상 찍어준 자기 스윙 분석중입니다.
오른쪽 발을 먼저 떼버려서 몸이 휘청거리고 뒤땅쳤다니 어쨌다니 그러는데 옆에서 너무 웃기네요 ㅋㅋ
와이프 첫 필드 데리고 나가실 분들 하와이 골프장 정말 강추합니다! 꼭 가시고 가능하면 두번 가세요!
쓰다보니 굉장히 긴 글이 되어서..
스크롤 압박이 심하니 심심하고 시간남는 분들만 읽어주세요.
1.
사실 와이프가 골프 배운지도 워낙 얼마 안됐고
제가 보기엔 연습도 너무 안합니다.
레슨받으러 일주일에 잘해야 한두번 가고
30분 이상 연습한 날을 본적이 없네요.
당연히 드라이버, 아이언 할꺼없이 총체적 난국이죠.
그래서 이번 여행에 와이프와 골프가는건 무리라고 생각하고 포기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전에 올린 글에서 골프 시작한지 무려(!) 3주씩이나 됐으니 데리고 가도 된다고,
미국은 공을 발로 차고 다녀도 뭐라고 하는 사람 없다고 용기를 주셔서 오늘 도전해봤습니다.
(번개동자님, 허허허123님, jooniyahrehe님 감사드립니다)
2.
골프나우에서 하와이 골프장들 검색하니 여러개가 나오더군요.
여러 골프장들을 보다 33달러 짜리를 발견했습니다!
들어가 보니 역시나 카트뺀 가격이고, 카트 포함하면 65달러네요. 그래도 충분히 쌉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이 골프장 화이트티가 겨우 5520야드밖에 안되고, 레드티는 4754야드입니다.
너무 짧아서 인기없는 것 같은데 저한텐 오히려 더 좋습니다 ㅋㅋㅋ
안그래도 파5에서 와이프가 과연 열번안에 그린까지 갈 수 있을지 의심스러운데 이 골프장에선 가능할 것 같습니다.
얼른 골프장 예약하고
호텔 부근 골프클럽 렌탈샵에도 다녀왔습니다.
제껀 남자 R-flex, 와이프는 L-flex로 예약했습니다.
25불짜린 이미 다 예약돼서 35불짜리만 남았다더군요.
어쩔 수 없이 그걸로 달라고 했습니다.
사실 와이프는 힘이 약하니 젤 가벼운 채로 달랬는데 여자 채는 한종류라더군요.
뒤에서 다시 말하겠지만, 제채는 빌린걸 후회했습니다.
와이프 채만 빌려서 그냥 같이 칠껄 그랬어요.
3.
다음날 아침 8시에 준비 마치고 호텔에서 나와 골프 클럽을 찾는데 아뿔싸..
어제 구글 네비 찍어보니 30분 걸리던 곳이 55분 걸린다고 나오네요.
9시반 티업 예약했는데, 예상 도착시간이 9시 32분입니다.
진짜 멘붕오더군요. ㅠㅠ
한국에선 매번 한시간 전에 도착해서 일빠 찍던 저인데
외국 첫 골프장에서 지각이라니 ㅜㅜ
렌트카가 오픈카라 원래대로면 차 뚜껑을 열고, 우드는 채가 기니 백에서 뺀 후, 골프백 두개와 우드를 차례로 뒷자리에 넣은 후, 다시 차 뚜껑을 닫고 출발하면 만사 오케이인데..
그럴 시간이 없습니다 ㅠㅠ
그냥 차 지붕 연채로 백 두개 나란히 세운채로 달렸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달려도 시간이 줄어들질 않습니다. ㅜㅜ
어쩔 수 없이 와이프한테 골프장에 전화해달라고 했습니다.
9:30에 예약했는데 정각에 도착하거나 5분쯤 늦을 것 같다고. 정말 미안한데 봐주면 안되겠냐고.
그런데 와이프가 그러더군요.
''아무 문제 없다는데? 3시 반까지만 오면 된대.''
응?
뭐지 이 시추에이션은??
와이프 영어 리스닝이 잘못됐나???
이때 골프장 분위기가 한국과는 다른가보다 싶었습니다.
4.
열심히 차를 달려 다행히 정각에 도착했습니다.
카운터로 들어가니 진짜 성격 좋아보이는 백인 할아버지 한분이 계십니다.
늦어서 진짜 미안하다고 얘기하니
우리 클럽은 세시반까진 맘대로 쳐도 된다고
노 프라블럼이랍니다.
그러면서 얘기합니다.
너 골프나우에서 65불에 예약했지?
우린 30불이면 되는데 비싸게 했네
그냥 한명당 30불만 받을게
다음부턴 그냥 오면 돼
아님 우리 홈페이지 있으니까 거기서 예약하고 오든지
응?
65불도 싼데 거기서 또 깎아주겠다고?
어쨌든 내가 잘못 예약한건데 그걸 다시 깎아주겠다고?
저라면 솔직히 외국인이 바가지 쓰면
그냥 그런가 보다, 네가 잘 몰라서 그런거니 어쩔 수 없지
라고 생각할것 같은데
이 할배는 진짜 배포가 남다르십니다. Good!!
5.
카트를 타고 1번홀로 나갔습니다.
항상 캐디 언니가 운전해주는 카트만 타다
혼자 운전하니 느낌이 아주 새롭습니다.
어차피 오늘의 주인공은 제가 아니니
와이프님께 봉사해야죠.
제 샷엔 관심 없습니다.
5번홀인가에서 뒷팀 사람들이 보이더군요.
먼저 가시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아저씨들이 카트를 페어웨이 안까지 몰고오네요?
정확히 공 앞까지 카트몰고 와서 내려서 공만 친 후 또 카트 몰고 갑니다.
전 와이프가 50미터씩 치는 바람에, 뒤쪽에서 사진 찍어주랴 돌아가서 카트 몰고 오랴 정신없었는데 말이죠 ㅠㅠ
이때부터 신세계가 열렸습니다.
와이프가 10미터 앞으로 보내든 100미터 보내든 상관없습니다 ㅋㅋ
카트 몰고 가서 공 앞에서 내려주거든요.
세걸음 이내로 걷게 해드립니다. 사진도 카트 안에서 계속 찍어주고요.
와이프도 만족하고 저도 편하고 모두 행복합니다.
6.
그런데 아무리 제 샷에 관심없더라도 오늘따라 공이 너무 열려맞습니다.
이럴때는 이미 지난줄 알았는데 이상하더군요.
바보같이 7번홀쯤에 깨달은건데..
서양 형들은 손이 커서인지 그립이 너무 두꺼워요.
와이프 채가 제가 한국에서 쓰던 채보다 약간 얇던데, 그거 1.5배쯤 되는 것 같습니다.
그 두꺼운 그립을 꽉 움켜잡다 보니 손목이 굳어서 릴리스가 전혀 안되는 것 같았어요.
와이프 채로 쳐보니 공이 똑바로 잘 나갑니다.
제 채는 괜히 빌렸습니다. 퍼터와 웨지만 썼어요.
클럽 렌탈비가 그린피+카트비보다 비싼데 말이죠 ㅜㅜ
외국에서 채 빌릴때 꼭 직접 잡아보고 그립 사이즈 확인하세요. 생각해보면 당연한건데 그걸 놓쳤습니다.
7.
전반 9홀 마치고 나니 12시반이더군요.
열시정도에 시작했으니 나인홀을 두시간 반동안 돌았습니다.
더워서 시원한 음료랑 아이스크림 먹으려 클럽하우스에 들렀습니다.
너무 늦게 친것 같아 눈치보여 전 하이 에버리지 골퍼고 와이프는 오늘 처음이라고 말하니
할아버지가 웃으며 힘들었을꺼라고, 여기서 바람쐬며 쉬다 가라며 시원한 냉풍기 비슷한걸 틀어줍니다.
감동에 오전에 힘들었던게 사라지는 느낌이네요.
여기가 원래 농장이었던 곳을 골프장으로 바꾼 곳인가 봅니다.
비싸고 좋은 골프장은 빨리빨리 쳐야하지만 여긴 그런거 없다고, 천천히 여유있게 치다 가라고 하네요.
8
후반 나인홀은 더 재밌었습니다.
뒷팀 없을땐 공 다섯개 뿌려놓고 쭈욱 치면서 전진하고
뒷팀 오면 얼른 그홀 끝낸후 앞서가라고 얘기해줍니다.
다 끝나니 벌써 4시네요. 아침 9시반에 왔으니 점심도 안먹고 골프장에서 무려 6시간 반 있었나 봅니다.
9.
제가 좋은 얘기만 써놨는데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농장을 개조해서 만든 골프장이라선지 페어웨이에 잔디가 아닌 잡초가 나있는 곳도 꽤 있고, 그린 상태도 좋지 않습니다.
언덕이 너무 심해서 티박스에선 아무것도 안 보이는 홀도 몇개 있고요.
어느정도 치시는 골퍼분들이라면 실망하실꺼에요.
하지만 어차피 드라이버 100미터 나가기 힘든 와이프에겐 문제없습니다 ㅎㅎ
총평하자면 처음 필드 나가는 와이프 데리고 오기에 최적인 골프장입니다. 다른 좋은 골프장 나가기 전날 몸풀러 파3 골프장 나가는 느낌으론 괜찮을 것 같습니다.
여기 아니더라도 모두들 하와이 오시면 꼭 골프장 다녀오시는 걸 추천합니다!
재주가 없어서 쓸데없이 글만 길어졌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이 계시다면 감사드립니다!
덧. 골프장 이름이 빠졌네요. Hawaii Country Club입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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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만 봐도 생생하네요. 너무 즐거우셨을듯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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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정말 와이프랑 둘이 너무 즐거웠어요~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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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한 후기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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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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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성86404869님의 댓글 김희성8640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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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크~ 정말 즐기면서 느긋하게 치기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골프장이네요..ㅎㅎ 저도 얼마전에 초보 와이프와 파3 다녀왔는데, 골프 자체를 집중해서 치기 보다는 알콩달콩 재밌게 치게 되더라구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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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와이프랑 여유있는 파3 길게 다녀왔다는 생각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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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번엔 사이판 라오라오 도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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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판 라오라오는 은근히 대기 있다고 들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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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11월 개인으로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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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판 라오라오.. 기억해두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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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짝짝짝~ 결혼식 하고 일생 살면서 딱 이때에만 가질수 있는 소중한 부부만의 즐거운 추억을 만드신것 축하드립니다. 올려주신 사진 보니 제 기분도 힐링이 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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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진짜 소중한 추억을 만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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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런글 너무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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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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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미있어서 끝까지 잘 읽었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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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꼭 함께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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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모레 하와이가는 데... 애들이랑 가서 골프는 생각도 못하고 있습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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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golfno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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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코올리나는 멤버들만 가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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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후기 너무 재밌고 유용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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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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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예약하러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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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다녀오세요~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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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잘 읽었습니다^^ 부럽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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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우면 얼른 예약하시는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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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부럽네요~ 저희도 곧 하와이가는데 다녀오신대로 갔다오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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