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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출근해서 할 일이 별로 없는 널널한 날이라 뻘소리나 좀 써보려 합니다.
저는 올해로 골프 경력이 대충 한 30년 된 30대입니다.
말이 좀 웃긴데, 94년에 부모님이 골프를 시작하시면서 저도 '나도 해볼래 나도!' 하면서 채를 휘둘렀던게 처음이니 따지자면 그런 셈입니다. 제 첫 라운딩은 98년도, 부모님을 따라 나섰던 여행에서 혼자 방에 있을 수 없으니 너도 가자! 해서 엄마 채로 공을 띄웠던 라운딩이었습니다. 그렇게 몇 번 초등학교 시절에 라운딩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다 2002년, 부모님 따라 태국으로 골프여행을 가게 되고, 거기서 첫 버디를 하게 됩니다. 숏홀에서 엄마의 7번 우드로 티샷, 핀 우측 그린 사이드에 떨어진 공을 퍼터로 넣었었죠. 그래서 누군가가 골프 구력을 물으면 사실 저는 이때를 제 경력의 시작으로 말하곤 합니다. 그럼 20년 정도 되었네요. 그간 제대로 레슨을 받은 적은 없었고, 그저 부모님과 가까운 프로님들이 '이렇게 해봐~' 하는 정도로 귀띔 해주시는 정도였습니다. 다만 부모님들이 전성기 기준으로는 언더파에 이븐파까지 치시던 고수들이셔서 부모님들을 보며 좋은 골프를 배울수는 있었어요.
근데 사실 그 기간동안 제가 능동적으로 한 사람의 '골퍼' 였던 적은 사실 없었습니다. 내 돈으로 장비를 마련하지도, 혼자 라운딩을 다니지도 않았었으니까요. 성인이 되고 나서도 주변 친구, 지인들이 딱히 골프를 하지 않아 가족들과의 휴가 차 라운딩이 전부였습니다. 대충 스코어는 80대 중반 정도를 유지하지만 그렇다고 내기 골프에 단련 된 수준의 쫀쫀함은 없는, 그래서 적당한 거리의 퍼트를 많이 놓쳐 샷 내용보다 스코어가 늘 좀 덜 나오는 편이긴 했습니다.
이제는 시간이 많이 흘러 저도 30대 중반즈음 되며 가정을 꾸리고 나름 홀로서기를 하는 한 명의 골퍼가 되었고, 부모님은 이제 환갑이 지나시고 은퇴도 하시고 근력도 체력도 열정도 줄어들어 80대 정도를 유지하는 명랑골퍼가 되셨습니다. 그래서 예전만큼 퍼포먼스가 안 나오니 흥미를 좀 덜 느끼긴 하시는데, 제 아내가 몇 개월 전 골프를 시작하며 이제 넷이 하하호호 하며 스크린을 칠 수 있게 되어 좋습니다. 2024년에는 네 가족이 처음으로 나갈 라운딩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골프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최소한 저에게 골프는 늘 가족 스포츠였다보니, 나이가 든 부모님이 계셔도, 실력이 부족한 멤버가 있어도,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고, 맛있는 식사를 같이 하고, '그 홀에서의 그 샷 있잖아~' 하면서 며칠이 지나도 같이 수다를 떨 수 있는 공통 관심사를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 주변에도 이 스포츠를 널리 알리고 다니는 중인데, 정작 제 가장 친한 친구들은 썩 반응이 없어서 속상할때가 있답니다.
골프포럼에 방문하시는 분들은 저보다 먼저 훌륭하게 자립하신 한 사람의 골퍼들이시다보니 제가 참 보고 배울 점이 많습니다. 그간 부모님이 구해다 주시는 채들로 편하게 쳐왔는데 작년부터 연습을 좀 열심히 하며 실력 향상을 꾀하다보니 '내 장비'에 대한 욕심도 생기고 그러면서 가방에 있는 채들을 하나하나 바꿔가는 중입니다. 그 과정에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어 이 공간이 개인적으로 참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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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이네요..쌩뚱맞은 이야기지만 그래도 골프가 한국에선 아직 진입 장벽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장비, 복장, 그린피, 기름값, 시간 등등... 모든 것이 부담이죠. 언급한 것들 아무리 가성비 중고로 땡긴다해도, 연습량과 반비례하지 않는 스포츠임에 다들 또 흥미를 금방 잃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어려서부터 부담없이 접할 수 있음에 부러운 부분도 있네요 ㅎㅎ 전 어려서 아빠가 배우라고 배우라고 했을 땐 장말 재미없었는데(퍼팅이나 웨지가 사실 여기저기 뛰어놀던 아이들한테는 정적인 스포츠로 보였긴했죠) 지금 와 생각해보면 아쉬웠던 부분도 없지않아 있었던 것 같네요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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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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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좋은 시간을 함께 보냈던 기억이 쌓이면 커서도 부모님과의 라운딩이 즐겁지 않을 리 없으니 기대해보셔도 좋지 않을까요?^^ 꼭 그런 날이 오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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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차분하고도 공감가게 글을 잘 정리해서 적으셨네요. 제가 그 친구분들처럼 주위에서 골프좀 같이하자는 것을 버티고 버티다 40대 후반에 시작함으로써 지금도 후회하는 1人입니다. 골프를 잘 시작하게 된 환경에 부럽고 이제 제대로 하시면 얼마나 발전하게 되실까 부럽기도 하고 부모님들이랑 네가족이 가족라운딩 갈 수 있는 상황도 부럽네요. 화이팅 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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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부러운 골프라이프를 시작하셨네요. 지인들과 여유있게 몇시간씩 함께 운동하고 식사하고 며칠이 지나도 하하호호 수다를 떨 수 있는 이런게 진정한 골프의 즐거움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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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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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골프에매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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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부모님 계실때 더 많이 함께 하지 못하고 골프를 오랫동안 쉰게 좀 남더라고요.. 행복한 골프라이프 계속되시길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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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기준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골프생활이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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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다 떠나서 몸이 유연하고 습득력이 엄청난 '어린 시절'부터 배우는게 깡패인가 싶은 느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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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어머니가 항상 그러세요. 너는 어째 1년만에 채를 잡아도 스윙이 되냐고. 제가 운동신경이 있거나 하다기 보다, 정말로 어릴때 시작해서 몸이 스윙을 잊는 정도가 덜 한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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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들놈이 걸음마 시작하고 나서 1, 2년간 국자를 보면 들고서 항상 골프샷 흉내를 내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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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요즘 저와 아버지는 스크린 4라운드 합계 스코어로 내기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3라운드 종료인데 현재 동타입니다. 치열한 최종라운드를 앞두고 있는 채로 연습중입니다. 카이로스황 님 부자도 머잖아 쫄깃한 일전을 즐길 날이 오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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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들딸과같이 골프치는게 꿈인 50대 골퍼인데 너무 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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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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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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