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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잡담] 상실의 괴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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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아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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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3-03-29 13:10:47 조회: 3,671  /  추천: 13  /  반대: 0  /  댓글: 12 ]

본문

성격, 성향상 무언가를 열망하고 갈망하는 스타일이 아닌지라

좋게 말하면 무던무던하게, 나쁘게 말하면 대충대충 사는 스타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무언가를 잘하고 싶다'라고 생각하며 산 적은 거의 없었죠.

 

골프는 거의 20년 전에 뉴질랜드에서 생활하면서 처음 접하게 되었구요.

당시 주변에 잘 치는 사람들한테 ​귀동냥 수준으로 한 스푼씩 대충대충 배우며 대충대충 쳐가면서

산책할 때 걷기만 하면 심심하니 공도 굴리고 가는 정도로 생각하며 지냈습니다.

 

그러다 2년전 엔가 한국에서 처음 골프장을 가보았는데 뉴질랜드에서 하던 그 것과는 좀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나이를 좀 먹어서인가.. 잘 치고 싶다라는 생각이 굉장히 크게 들었죠.

뭔갈 잘 해보고 싶다고 느낀 게 제 기억에서는 거의 처음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 길로 연습장도 끊고, 레슨도 시작했습니다.

 

거진 20년 세월의 때를 벗기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제일 더러운 때는 왼쪽 팔꿈치에 고질적인 통증이었는데 매일매일 점심시간마다 연습하면서도

안 아프도록 하는데 정말 1년 꽉 채워서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갈비도 부러지고 그랬었죠.

 

그렇게 제일 거슬리던 때를 좀 벗기고 나니 이젠 본격적으로 잘 치고 싶어졌고,

찾아보기도 많이 찾아보고, 휘둘러보기도 많이 휘둘러보고, 선생님 찾아가 복습도 해가면서

예전에 비하면 정말 많이 바뀌었다고 자각할 정도로 좋아졌었습니다.

 

지난 겨울 지나면서 어느 순간 깨달음 비슷한 것도 얻었고,

연습장에서건 필드에서건 느낀 바대로 잘 치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 정말 묵은 때는 다 벗고, 비로소 발전의 궤도에 올랐구나..라고 미소지으면서 지내고 있었죠.

 

한 2주 쯤 그렇게 지냈으려나요...

헌데 지난주부터 아무 것도 생각이 나지가 않습니다.

어떻게 쳤었는지 아무 느낌도 기억 나지가 않아요.

 

이전까지 이런 벽에 가로 막혔을 때는... 다 과정이다. 우직하게 계속하면 뚫어낼 수 있다고 생각해서

멈출 생각일랑 하지 않았는데..

이번엔 정말 뭔갈 느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을 잃고 나니.. 상실감, 좌절감이 너무나 크게 느껴집니다 ㅎㅎ

다시 찾을 수 있을까.. 너무 힘들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도 들고.. 그냥 관둘까 생각도 들고...

멘탈이 회복이 안됩니다 ㅎㅎ

 

아마 처음으로 잘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것에서 느낀 첫 실패 아닌 실패라 좀 더 크게 다가오나 봅니다.

오바 한 스푼 더해서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느낌이네요 ㅎㅎ

 

빨리 멘탈 회복하고, 신체도 회복해야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할 것 같습니다 ㅎㅎ

 

이런 이야기 누군가와 좀 나눠보고 싶었는데 주변에 친구가 없어서...

게시판에 주절주절 남겨봅니다 ㅎㅎ

 

긴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모두들 버디하십쇼 ㅎㅎ

 


추천 13 반대 0

댓글목록

100% 공감합니다.
프로들도 입스 오면 회복하는데 꽤 걸린다고 합니다.  잠시 잊고 쉬어보시는 것도 방법인 것 같습니다.
화이팅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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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1달을 채 잡지 마시고 쉬신 다음 쳐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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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1월 ~2월 우기로 인해 골프장이 질퍽거리고 잔디도 다 말라 죽으면서 슬럼프가 왔는데
다운블로 연습하며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골프장 욕하면서 이겨내시고 다운블로 연습하시면 도움이 되실겁니다

    0 0

상실감!의 정도는 다르지만, 누구나 겪는 슬럼프가 아닌가 싶네요. 저도 집나간 드라이버가 2년째 가출중입니다.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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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가시면서 자신감 회복이 되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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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랑 성향이 비슷하시네요 대충대충.
저는 장비질로 극복한거 같습니다. 덕분에 실력은 미천하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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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들이 그런 생각 조차 먹지 말라고 하더라구요.
위에 입* 라는 단어 조차 말하지 마라...
말이 씨가 되서 더 늪에 빠진다. 좋은 생각 좋은 행동이 좋은 골프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힘내세요. 스스로 트라우마에 갇힐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다른 사람들 보기에는 아무것도 아닌것 같지만 당사자는 매우 괴롭죠.

    1 0

한참 드라이버가 신나게 잘 맞게 되고, 60 -> 65~67로 단번에 올려서 그 성취감이 이루말할 수 없었었던 때가, 작년 여름 시즌 중이었습니다. 오래가진 못했습니다. 그 기분 일주일 즐기고 바로 코로나에 걸렸거든요.. 다시 골프칠 수 있는 컨디션으로 돌아오기까지 약 한달.. 잘 맞았던 기억때문에 3~5달은 헤맸던 것 같네요. 어떻게 쳤는지 어떻게 치는지 하나도 모르겠고 슬라이스에 볼스피드 55.. 좌절감이 컸지만 샤프트질 장비병으로 극복해서 현재 다시 65정도 나오는 것 같네요.
스윙은 자연스러운 동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윙에 대한 시퀀스나 뭔가 프레임에 갇혀서 이렇게 쳐야된다 저렇게 쳐야된다 라는 생각은 잠시 내려두시고, 장비탓을 해봅시다.
드라이버 헤드를 제외하고는 전부 다 바꾼 것 같습니다. 화이팅입니다.
전부 장비탓입니다. 바꿉시다.
-골린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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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심짱 유투브에서 2년전 필드 영상을 봤는데, 골프존 사원 중 대표2명과 심짱, 빅보이의 2:2대결이었습니다.
골프존 사원 2명은 모두 프로골퍼였구요. 그런데 한분이 세미프로이고 (당시) 38세 이셨는데(빅보이와 동갑)
30미터 어프로치에 입스가 와서 퍼터로 굴려서 올리는 걸 봤습니다. 앞핀인데 말도 안되죠...
제 생각에 가장 쉬운게 30미터 어프로치였는데, 세미프로가 웨지를 아예 잡지도 못하고 퍼터로 굴리더군요.
어차피 지나가고, 시간 지나면 극복됩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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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찾은 감은 잃어버린거 같아도 몸은 반드시 기억합니다.
저도 잘맞던 아이언 갑자기 무너져서 불안해서 힘들어가고 더 무너지고 악순환 반복하다가 어느순간 다시 오더라구요. 몸이 기억할 것을 믿고 스트레스 안받으려고 노력하는 게 중요한거 같아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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ㅜㅜ 아...슬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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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고수가 되는 과정이 다 안다고 생각했던 것이 무너지고 거기서부터 기초부터 하나하나 차근차근 쌓아올려서 견고한 성을 만드는 거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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