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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자를 그려 본지가 언제인지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떠오르지가 않는다.
느즈막한 오후 영점 조절 실패한 에픽 드라이버 옆에 차고 산에 오른다.
페어웨이 어디를 겨누어도 어차피 그곳으로는 가지 않기에 마음 편히 손가는 대로 대충 놓고 후려 패 본다.
새하얀 공이 파란 창공을 가르며 날아간다. 우측으로 급격한 선회 비행을 하더니 깊은 러프속으로 고꾸라지며 선전포고를 한다.
보기, 더블, 양파에 트리플을 연이어 저지르고도 후안무치하게 죽지도 않는 공을 해저드에 수장 시킨 후에도 치밀어 오르는 울화를 참지 못해 담뱃불을 붙여본다.
아마도 그 순간이었을 것이다. 접신 했을 때가...
신이 말 하시길, “드라이버는 페어웨이를 지킬 것이며, 아이언은 그린으로 갈 것이다 그리고 퍼터는 배신하지 않을 지어다.”
16번 홀, 까탈스러운 라이에 부담스러운 거리의 퍼팅이다. 한번도 어긋난 적이 없는 예감이 발현한다.
왠지 안들어갈 것 같은 기분 나쁜 그 느낌이...
자신 없는 스트로크, 공은 엉뚱한 라이를 타고 흐르더니 동반자가 해놓은 마크에 올라선다. 그러더니 갑자기 왼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가던 공이 홀 속으로 사라진다.
“나이스 버디” 이제는 새삼스럽다는 듯 손 한번 쓱 올려주고 공을 줍는다.
다음 홀로 이동하는데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폭우가 쏟아진다.
곧이어 천둥이 으르렁대고, 검은 구름 사이로 번개가 뱀처럼 혀를 날름댄다.
딱 두홀만 더 치게 해주세요 라는 간절함을 담아 하늘을 올려다본다.
몇 번의 무전 끝에 캐디님 말 하시길, "회군하라"
끝내 마무리하지 못한 스코어 카드에 79라는 숫자를 남기고 전장을 떠난다.
아쉬운 마음에 담배 한 개피 입에 문다.
담배연기 길게 뿜어 하늘로 날리는데 다시 한번 들려오는 그 목소리 “적당히 해라…”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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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엄청납니다...!!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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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찬이십니다. 송구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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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 단편 스토리로도 가능할 멋진 반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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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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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필력보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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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웃지 말아 주세요. 사실 굉장히 애달픈 이야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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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 대단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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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읽으셨다니 다행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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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후..필력이 대단하신 분들어 엄청 많으시네요^^ 소설 읽는거 같아요^^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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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지만 실화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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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eyuhyxnbx님의 댓글 niceyuhyx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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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글을 읽었으나 영상을 본거같은 필력이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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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가끔 책을 읽다보면 헛것이 보이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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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필력이네요 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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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골프 실력이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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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지막..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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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생크날때 그 섬찟함을 자주 느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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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glister님의 댓글 thegli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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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입금은 하셨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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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 저를 기억해 주시는 분이 있군요 ㅎㅎㅎ 요즘 사정이 있어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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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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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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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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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도 골프를 접아야 할까 생각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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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구독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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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재미난 이야기네요.....전...전반만 치고 집에 와야겠네요..ㅎㄷㄷㄷ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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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자 보셨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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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및 영상이 지원되는 멋진 필력이십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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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허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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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예전에 김용의 영웅문 을 보고 다음편을 기라리는 느낌 을 30년만에 다시 되찾았읍니다. 대단한 필력 이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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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력이~~! 대단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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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뻥 뚤려요~~~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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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이 바탕이된 글이라서 그런지 생생합니다요. 1년만에 나간 회원제 라운딩에 비내려서 회군 명령 떨어졌음에도 벼락맞아도 괜찮다고 빗속에서 혼자 울부짖다가 끌려나온 적이 있습죠 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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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재밌네요!!! 제가 다 아쉽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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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축하드립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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