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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어제 다녀온 스릭슨 브레이브 챔피언십 후기 남깁니다.
1. 신청 계기
대회신청알림 카톡을 읽어보고 악명만 들었지 경험해보지 못한 블랙스톤 이천을 대회 직후 컨디션으로 그카 포함 25만원에 칠 수 있는 기회다 생각해서 신청했습니다. 신청한 후에 검색해보니 핸디가 7 정도는 되어야 당첨되는 것 같다는 후기를 보고 안되겠구나 생각하다가 그래도 최근 2개월 간 핸디가 9 정도는 되어 약간의 기대감은 있었습니다. 당첨메일을 받고 대회당일 잡아둔 라운딩도 미루고 본격적으로 대회 준비를 했습니다.
2. 대회 준비
당첨이 되면 택배를 통해 스릭슨 모자(대회 당일 필수착용), 자석마커, 얼음주머니, 야디지북, 스릭슨z스타, z스타 VX를 각 한 알씩 2개를 보내줍니다. 대회 규정상 스릭슨z스타, z스타 VX, Z스타 디바이드만 사용 가능하기에 3가지 볼을 테스트 해봤습니다. 디바이드는 어렵게 구해 사용해봤는데 코팅 처리가 되어서인지 볼 타감이 좋진 않고 날리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스핀이 많이 걸리는 z스타보다는 조금 더 직진성이 있는 VX를 최종 선택했습니다.
당첨된 후 조인을 통해 연습라운딩이라도 가볼까하는 마음에 부킹어플을 계속 뒤져봤으나 블랙스톤 이천은 없었습니다. 딜바다 회원이신 하리는바닐라떼님과 재스퍼송님의 나눔 덕분에 대회 이틀전인 28일에 KB리브 챔피언십 갤러리로 코스를 간접적으로 경험했습니다.
러프 길이와 그린 빠르기를 직접 보고 싶어 갔었고, 무더운 날씨 속에 같이 간 가족들을 고생시킬 수 없어 북코스 1번, 2번홀 서코스 8번,9번홀만 보고 왔습니다. 야디지북의 티샷 낙하지점과 갤러리를 통해서 본 코스 상태를 보니 대회 당일의 클럽 구성이 대략 그려졌습니다.
목표 또한 명확해졌습니다. 한 홀에서 더블파 이상의 스코어를 기록하지말자, 99타 내로 쳐보자.
3. 대회 장비구성
평소 드라이버, 우드1, 유틸 1, 4~W, 50 54 58, 퍼터를 들고 다닙니다. 평소 드라이버 캐리 200m, 런포함 220m 정도인데 야디지북, 갤러리 직관을 통해 내린 결론은 “170~200m를 편하게 커버할 수 있는 채를 늘려야겠다” 였습니다.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스텔스 플러스 9도 벤투스 블랙 5s
2. 스릭슨zx 3번우드, 매버릭 맥스 헤븐우드
3. 매버릭프로 3번, gen2 4번 유틸(로프트 1.5 업)
4. 5~W (gen4 0311st)
5. pxg 포지드 웨지 50, 58도
6. pxg 0211 클라이즈데일 퍼터
야디지북을 보니 파4 평균 380미터, 파3는 190미터, 파5는 520미터 정도 되기에 상황에 따라 쓸 수 있는 긴 클럽이 필수였습니다. 러프의 길이를 고려해 4번 아이언보다 유틸이 더 효과적이라 판단했고, 긴 클럽을 위해 54도는 과감히 뺐습니다.
4, 대회 당일 1번홀까지
전날 홍천에서 연습라운딩을 하고 구장에서 차로 20분거리에 있는 숙소를 잡았습니다. 안마의자가 구비되어 있고, 욕실 내에 탕이 있어 근육을 풀어주는데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1부티에선 항상 성적이 좋지 못해 4시반에 기상하여 뜨거운 물로 반신욕을 하고 안마의자에서 20분간 몸을 풀고 출발했습니다. 5시40분에 도착해서 주최측에서 제공하는 밀쿠폰을 통해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입맛은 없었지만 그나마 들어갈 것 같은 미역국을 선택했고(잘 안되면 미역국 핑계라도 대려고...) 중간에 쉬는 시간 없이 진행한다고 해서 억지로 꾸역꾸역 넣었습니다. 핀위치를 알려주는 홀로케이션 공지를 사진 찍어 야디지북에 표시하고 연습 그린으로 향했습니다. 신청할 때에는 그린스피드가 3.8이라고 했었고 대회 때는 3.5 정도를 유지해서 두려움이 컸는데 다행히(?) 그린스피드는 3.2로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3점대를 경험해본 것이 3년 전이었지만 그래도 해볼만 하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연습그린에서 20분 정도를 굴리고 있으니 카트가 나왔습니다. 캐디님과 인사하고 차례대로 오는 동반자분들과도 인사했습니다. 저도 긴장을 한 상태였고,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인지 한마디 말도 없이 북코스 1번홀로 향했습니다.
1번홀에 도착하니 스릭슨관계자들, KPGA 경기위원이 지켜보고 있었고, 앞 조 분들이 티샷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한분은 티박스에서만 티샷을 3번하고 코스로 이동했는데 공을 못찾으셨는지 다시 티박스로 와서 티샷을 진행하고 나가셨습니다.. 오비티가 없고 양파가 없는 진짜 대회룰을 눈앞에서 처음 보았습니다.
티박스 뒷편의 천막에서 스코어카드와 핀이 표시된 용지를 줍니다. 프로 대회처럼 제 스코어 뿐만 아니라 마커가 되어 다른 동반자의 스코어도 함께 기록해야한다고 안내해줬습니다.
경기위원이 공을 확인하고, 대략적인 로컬룰을 설명해줍니다. 잠정구를 칠 때엔 잠정구의 번호 또는 마킹 내용을 외치고 쳐야한다는 말을 들으니 긴장감은 더욱 커졌습니다.
앞 조가 세컨을 마치고 드디어 저희 조의 순서가 왔습니다. 조편성에서 제 이름이 가장 앞에 있었고 역시나 제가 오너였습니다. 평소 루틴은 연습 스윙없이 바로 치는건데, 이번 만큼은 한번의 연습 스윙을 했습니다.
약간 땡겨졌고 풀백티에서 나무로 인해 가려진 시야 때문에 공 떨어진 지점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매 홀마다 대기하고 있는 포어캐디가 살았다는 표시(야구에서 심판이 하는 세이프 모션, 나갔을 경우에는 팔로 원을 그림)를 보냈고 안도의 한숨을 쉬며 티박스를 내려왔습니다.
다행히 목표했던 지점에서 살짝 왼쪽에 떨어진 페어웨이에 공이 잘 놓여져 있었습니다.
첫홀은 파5였는데 세컨 3번유틸이 잘 맞았고, 100미터 남은 서드샷이 그린에 올라가 버디찬스를 맞이 했습니다. 사실 야디지북으로 확인한거라 100미터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평소 드로우 구질이었는데 공이 똑바로 가더니 핀 옆 3미터에 붙었습니다. 3.2의 그린스피드를 고려해 강하게 쳐서 굴러가느니 안정적으로 2펏만 하자는 생각으로 툭 쳤습니다. 다행히 파로 잘 막았습니다.
5. 중간중간 인상깊은 점.
블랙스톤 이천의 그린은 손으로 종이를 구겨놓은듯한 모습이었습니다. KB리브 대회에서 왜 프로들이 그린 위에서 웨지를 잡았는지 충분히 이해되더라구요. 2단 그린 위로 올라가면 넣지 않는 이상 핀에 붙일 수가 없는 구조입니다.
대회를 끝마친 다음 날임에도 페어웨이 상태는 디봇이 잘 매꿔져 깔끔했고, 러프는 역시나 질겼습니다.
이 날 티샷은 오비가 3번(파4 두번, 파3 한번) 있었고, 세컨샷 오비가 한번 있었는데 이 세컨샷 오비가 러프에 들어간 공을 무리하게 올리려다 왼쪽으로 심하게 땡겨져서 였습니다. 채가 빠져나오지 못하는 엄청 질긴 러프는 레인보우힐스 이후로 처음이었습니다. 페어웨이가 아니면 공찾기 어렵다는 후기를 봤는데 포어캐디님들 덕분에 공은 찾을 수 있었습니다.
6. 18홀을 끝내고
본선진출에는 실패하였으나(85타가 커트라인) 88타로 마무리했습니다. 목표했던 것을 모두 이뤘습니다. 북코스 9번홀(파4), 서코스 7번홀(파3)에서 잡은 버디보다 오비를 내고 더블로 막은 북코스 3번홀, 8번홀과 서코스 10번홀, 17번홀이 더 기분 좋았습니다.
18홀을 끝내고 스코어카드를 제출하니 비로소 긴장이 풀렸습니다. 아쉬운 마음도 있지만 참가하신 분들의 실력들을 보니 37등의 성적을 낸 것만으로도 다행이었습니다.
골프에 미쳐있다면 반드시 한번은 참가해보시길 바랍니다. 평생 기억에 남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내년 대회에서는 본선진출과 함께 대회 싱글을 목표로 지금부터 잘 준비해볼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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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신청했는데 부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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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도 한몫 한다 하더라구요. 잘 적으시면 내년에는 되실겁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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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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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내년에 참가신청 추천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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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후기 잘 봤습니다. 멋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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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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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우셨겠습니다. 상세한 후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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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딩 할 때보다 끝나고 복기하는 시간이 더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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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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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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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하셨고 자세하고 생동감 있는 후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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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권 부럽습니다.. 경기 끝나고 보니 웅장한 클럽하우스가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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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후기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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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 지금부터라도 연습 더 많이해서 본선진출 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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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했었는데 생생한 후기 잘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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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참가해보시면 더 좋으실겁니다. 감사합니다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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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님의 좋은 후기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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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아쉽게도 거리를 확인할 수 있는 그 어떠한 전자기기는 사용이 불가합니다. 야디지북 보고 거리파악해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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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어린 글 잘 봤습니다~ 슬로프 기능은 안되는 걸로 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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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 자체가 안되더라구요. 프로들도 쓰는데..ㅜ 야디지북도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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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소설같은 디테일이 인상적이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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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 장면들은 더 있는데 너무 길어질까봐 못 썼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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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이시네요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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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았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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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걸로 88이면 진짜 잘친건데 오케이 없고 빼놓는거 없고 완전 FM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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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티, 해저드티, 양파, 컨시드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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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글에는 추천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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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조에 예선 1등(75타)하신 분이 계셔서 운이 좋았습니다ㅎㅎ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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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도 생생한데 실력도 완전 짱짱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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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찬이십니다. 풀백티에서 70대를 기록하시는 진짜 고수들이 많았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