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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내기 골프, 해? 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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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잘레스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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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8-06-03 13:04:44 [베스트글]
조회: 5,449  /  추천: 20  /  반대: 0  /  댓글: 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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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기어나가기 전에 시간이 좀 남아서 흥미유발도 되고 두어번 회자된 이야기기도 해서 한번 끄적여볼까 합니다.

골프를 비롯한 공을 갖고 플레이하는 스포츠중에 내기가 빠질 수 없는게 있죠
당구라던가....골프라던가...

"야 심심한데 내기 ㄱㄱ?"

하기 싫어도 왠지 분위기상 해야 할것 같지요.
그래서 하고나면 돈은 돈대로 잃고 샷은 샷대로 안되며 그날 하루 라운드는 망친 기분이죠.
사실 하이핸디 골퍼는 내기를 하면 안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허나 동반자중에 꼭 한놈은 "야 내기해야 집중도 하고 실력도 느는거야" 라고 합니다.

사실 이것은 맞지 않는 얘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내기를 하는것은 흡사 매경오픈 하는데 1위의 프레셔를 받는것과 거의 흡사하거든요. (물론 비교할바는 아닙니다)

저한테 하이핸디 동생이 매번 이런 얘기를 합니다.

"형님 저는 매샷할때마다 심장이 터질거같아요" 라고해서 저는 "왜 그러니? 매샷마다 그러면 심장 터지것네"

라고 그냥 웃어넘기곤 했습니다.
일단 금전적으로도 여유롭지 못한 동생이기도 해서 내기하면 당연히 전액 돌려줍니다. 제가 잃으면 그대로 갖고있으라 합니다. 아이들 맛있는거 사주라면서 용돈이라고 갖고있으라 하고 저는 저 나름대로 멘탈 훈련 및 연습계기를 만들곤 하죠.

금전적인 부분도 그렇지만 하이핸디 골퍼는 약 2~3년간 라운드는 자신감이 생기고 어느정도 안정적인 타수에 들어올 수 있는 그런 기간입니다. 이런 기간에는 라운드를 하더라도 연습라운드가 더 중요하고 내기를 하더라도 만약 연습할 계기를 만들고 싶다면 그때 내기를 하시는게 좋습니다.
사실 3년까지는 스코어를 내는게 아닌 잔디에 익숙해지는 기간이죠.


특정 모임에 있을때 얘기입니다.
제가 나이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모임에 있으면 그래도 중간정도의 나이입니다.
그러다보면 같은 핸디의 동생들과 볼을 칠때가 있습니다. 그때는 내기가 빠질 수 없죠.
내기를 했는데 너무너무 볼이 안맞을때가 있습니다. 그때는 20만원씩 잃어요.
잃고나서 제가 그랬습니다.

"돈 돌려주지마라. 돈을 돌려주는것이 내기는 아니야. 다음부턴 돌려받고 돌려주지 말고 피눈물로 즐겁게 치자. 형이 따더라도 돌려주지 않을거야 알고들있어" 라고 했습니다.

화나서 한 얘기가 아니라 내기를 해서 멘탈을 키워 내 실력을 향상시키고 싶었습니다.
동생들은 "네 알겠습니다" 하고 주머니에 돈이 쏙 들어가더라구요.

그리고나서 다음에 제가 18만원을 땄고 그날 잘안맞은 녀석이 돈을 잃었겠죠? 그래서 전액 돌려줬습니다. 전액 돌려줬을때 안받는다 해도 "안받으면 죽여버린다" 라고 하며 돌려줄 생각이었는데 "어우 감사합니다!" 라고 하며 받는겁니다.

그래서 든 생각은 "아...동생들하고는 내기 따위가 필요가 없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즉 나는 형이니 잃으면 잃은대로 돈을 줘야하고 따면 딴대로 돌려줘야 하는구나....물론 잃었을때 동생들이 돌려준다 해도 어디 그게 받아집니까 ㅎㅎ....

그래서 동생들과, 진짜 친한동생들 아니면 내기를 안하고 있습니다. 진짜 친한 동생들은 2백 3백씩 그냥 줘도 안아까운 그런 아이들 말입니다.
내기할때는 내가 줘도 안아까운 아이들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로우핸디와 하이핸디가 내기골프를 할때는 로우핸디의 말 한마디가 하이핸디 골퍼를 얼마나 크게 키우는지 로우핸디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말을 안하더군요. 하이핸디에게 격려 및 실력향상을 돕는 말을 잘 안하더라 입니다.

작년 초겨울에 친구 녀석 둘과 친구녀석이 알고있는 게스트 형 한사람, 그리고 저, 이렇게 넷이 라운드를 한적이 있는데 제가 백돌이였고 친구들은 90~백돌이 왔다갔다, 그 형은 70타대 실력자 였습니다. 내기를 하자하여 했는데 우리 셋에게 두당 30만원씩은 챙겨가는것 같더군요.
어차피 오장이라해도 매번 배판이고 매 파3에는 니어파나 니어버디를 하니까요.

끝나고 당연히 돌려줄줄 알았으나 입닦더라구요. 그래서 라커 들어가기 전까지도 말이 없길래 "형 캐디피만 내고 나머지는 돌려주시는게 좋겠는데요" 라고 했더니 "내기에서 딴 돈을 왜 돌려줘야 해?" 라면서 정색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지금 고딩이 초딩 때린거랑 마찬가지에요. 돈 문제가 아니라 이건 스포츠 정신에 맞는 행동은 아닌거 같은데요" 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럼 애초에 내기를 하지 말았어야지?" 라고 하니 할말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말 "니들이 땄어도 돌려줬을까? 돌려줬을수도 있겠지? 그건 개인의 문제니까, 하지만 나는 돌려주지 않을거야. 돌려준다면 내기가 의미가 없잖아?" 라고 합니다.

우와....이가 갈리더군요. 진짜 때리고 싶었어요. 근데 이게 도박하고나서 돈을 잃었다고 돈돌려달라고 떼쓰는것과 같으니까 진짜 이를 꽉물고 참았습니다. 사실 틀린말이 아니니까요. 결국 제가 더 잘치는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날이후로 하루에 6시간씩 한달넘게 연습하고 태국가서도 죽자고 연습했어요. 하루에 적게는 36홀 많게는 54홀을 돌면서요.

그리고나서 올해 초 3월에 다시 그 멤버끼리 만났습니다. 친구들은 그대로 90타대를 유지하고 있었고 저는 80타 초중반까지 핸디가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그 형은 70타대인걸 알지만 그래도 지기싫어 이 꽉깨물고 쳤습니다.
티샷시 무조건 드라이버를 치지않고 상황에 따라.골라 잡았습니다.

좁다면 아이언을, 길고 좁다면 우드를 잡고 어설픈 그린 주변이라면 잔디보고 퍼터도 잡고 아니면 짧게 찍어치면서 최소한 파 보기 파 보기 플레이를 하려고 애썼고 저는 81개 친구들 96개, 그 형은 79개를 쳤습니다.

제 주머니에는 약 16만원의 돈이 있었습니다.
그 형의 돈을 딸수는 없었습니다만 저번과는 다른 감정이 일더라구요.
제가 캐디피를 결제했는데 그 형도 분명 20여만원은 땄을것인데 또 입닦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다신 이형과 치지말아야겠다 라는 생각보다 곧...조만간 짖눌러 주겠다는 생각이 다시 또 들더라구요.

그렇게 라커 들어가서 씻고 나와서 계산하려고 하는데 계산이 끝났다는겁니다.

읭?

그 형이 친구들과 제것까지 전부 계산했더라구요. 그러더니 밥먹으러 가기전에 그 형이 했던말이 있습니다.

"저 두놈은 그자리네 ㅋㅋ 너는 진짜 많이 늘어서 왔네. 형이 진짜 뿌듯하다. 너에게 알려준건 없지만 건들면 잘할것 같더라니 역시 잘하네. 다음에는 형 이길 수 있지? ^^"

뭐랄까.....고맙더라구요....
이 고마운 마음이 지금껏 이어지고 그 형과 라운드를 할때는 내기가 안빠집니다.
내기 하고나서 딴사람이 캐디피를 내고 돈을 돌려준 뒤 돌려받은 사람들이 밥을 삽니다.

이런 관계가 이어지고 있어요.
그 형 덕분에 실력이 많이 늘었어요.
샷을 배운게 아니라 형으로써 진짜 해야 할 행동을 배웠어요.

자....저의 결론은 내기는 해야한다 말아야한다 의 결론보다는 제가 생각하는 내기의 결론은 아래와 같습니다.

1. +25개 이상의 핸디를 가졌다면 핸디를 주더라도 절대 하지 말것. 전반 4번홀 되면 핸디까지 다 잃게됨. 왜? 계속 배판되니까....그 배판을 내가 만드니까...

2. 돈을 줘도 아깝지 않은 동반자면 내기할것, 웃으면서! 다만 자존심이 걸렸으니 최대한 돈을 따려고 노력은 해볼것

3. 내가 형이고 내가 더 잘치는게 아니면 절대 내기하지 말것. 동생들에게는 잃어도 돌려받는게 껄끄러우니까!

4. 별로 친하지 않은데 내기하자고 하면 전반은 그늘집, 후반은 캐디피로 정하고 뽑기로 2:2 편먹고 내기할것. 연대감이 생겨 혼자 내기하는것보다 멘탈이 크게 늘음.

5. 왠만하면 잃어도 크게 부담없을 정도로 1천, 2천 내기가 좋음. 따도 안돌려주고 잃어도 돌려받지 않을 정도만!


내기는 양날의 검이죠.
실력 향상을 도모하거나 혹은 계기를 만들수도 있지만 하이핸디 골퍼의 기를 죽여 골프를 관두게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나의 의지로 관두는건 괜찮지만 남의 의지로 골프를 관두는 일은 없길 바랍니다.

글이 길었습니다.
한주 마무리 잘하시고 힘찬 한주 맞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추천 20 반대 0

댓글목록

작성일

내기는 각자의 몫이고 룰도 다 다르지요
본인이 잃어도 하고싶으면 하는거고 내기 자체가 싫으면 안하면 그만이죠
근데 내기해서 실력향상이 되는건 아닌거 같아요 ㅋㅋ
걍 루즈해질수 있는 게임에 조금 긴장감을 주는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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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마다 생각이 다르니까요 ㅎㅎ 사람이라는게 간사해서 실력이 늘면 내기에 또 기웃기웃하죠. 참....애매해요 내기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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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잃고나서.... 더 잃지 않을려 열심히 연습한다....
골프가 그런 운동이었던가요...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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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지 않으려고" 가 아니라 자존심이 걸린거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 어떤 스포츠보다 골프가 존심이 쎈 스포츠라고 생각하니까요. 님처럼 골프가 그런 스포츠였나~ 라고 생각하실스도 있지만 저는 자존심이 강해서 지는게 싫어 연습하게 된 계기가 되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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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말씀입니다.
그 형님은 먼가 츤데레네요 ㅋ
근데 그러다 진짜 다시는 안치는 경우가 생겼음 어쩔뻔 ㄷㄷㄷ

내기는 저도 가끔 하는데요
전 그냠 제가 따면 다 주고 잃으면 그냥 잃었나보다 합니다. 그게 정신건강에 좋은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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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거죠~ ㅎㅎ 따서 가져가면 뭐할거고~ 그 돈 없다고 죽는것도 아닌데 내 스스로에게 계기만드는게 더 중요한거겠죠 ㅎㅎ 제게는 내기 자체는 실력향상을 도와준 고마운 존재였어요. "제게" 만큼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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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형님 멋진 형이네요. 저도 그런분 있어서 열심히 하게되었지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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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년간 늘을 실력을 단기간에 늘려줘서 고마운 형이에요 ㅋㅋ 지금은 만이만 칩니다 ㅋㅋ 다도 5만 잃어도 5만이라 진짜 피눈물이니 실수하면 끝나요 ㅋㅋ 재미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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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기 때문에 골프는 잘 아는 사람(가족) 아니면 안치려다가 라스베가스 까진 걍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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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습니다. 아주 친한 사람아니면 하지 말아야 하는게 내기죠. 심지어 고스톱도 가족끼리 치면 싸우는데 내기골프는 진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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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내기 해본적 없는 입장에서 한게임당 20이상 따는게 신기하네요;; 전 최대로 많이따본게 천장으로 4천원 입니다ㅋㅋ  기분나쁘지 않은선에서 승부욕 올라오게 하는게 좋은 내기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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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내기의 문제라기 보다는 그냥 뭐라할까....저도 오백원 천원 치는데 그게 더 집중되더라구요 ㅋㅋ 테이블머니 만원 꺼내고 다 잃은 사람이 캐디피 내기 였거든요. 그니까 꺼내둔 만원 다 잃은 사람은 캐디피 모두 쏘기 ㅋㅋ 이거 은근히 재미지고 집중되더라구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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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으로 갔는데 내기하자고 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 몇번 해보니까 참 난감하더군요..ㅋㅋ
그 후로는 친한 사람 아니면 내기 안하고, 뽑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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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조인에서 내기하자는 사람은 개라슥이죠 ㅋㅋ 그런넘들은 말도 섞지마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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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형님 진국이네요^^
내기는 돈을 줘도 안 아까운 동반자랑만 할 것 명언 입니다.

내기는 말그대로 도박입니다.
도박 자체가 페어한게 아닌데
도박을 하면서 페어한 결과를 바라니까 상처받는 것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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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국이죠 ㅎㅎ 상당히 동생을 아낄줄 아는....좋은 분이에요 ㅎㅎ 도박에 페어가 없다! 좋은 명언입니다. 애초에 도박이긴 하지만 재미가 가중되느냐 짜증이 가중되느냐는 골퍼의 몫인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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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되는 여러 상황들~~잼있게 읽었네요~ ㅎ
골잘레스박님 글은 항상 제겐 도움이 되서 정독하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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