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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2주 전에 여주에 있는 평범한 회원제 골프장을 다녀 왔습니다.
비오는 줄 알았는데 다행히 날씨가 좋아 시원하게 잘 다녀 왔는데,
코스와 관리 상태는 매우 지나칠 정도로 좋았지만
골프장이 좀 특이하고 이상한 점이 있더군요.
1. 문을 안 열어준다.
갔는데 보안 요원이 문을 막고 열어주지를 않더군요. 못 들어갈 뻔 하다가 부킹해주신 분이 겨우 말씀해 주셔서 들어갔습니다.
보통 골프장은 문이 열려있는 게 기본인데, 그냥 철문으로 막혀 있어요. 좀 답답하더군요. 폐쇄적이고. 손님 받을 자세가 안 되어 있네요.
2. 보스턴 백을 들어준다.
보스턴 백을 들어주는데 도대체 부담스럽게 왜 그러나 싶더군요.
보스턴백을 락카 안 까지 배달해 주는데 부담스럽습니다. 제가 그렇게 보스턴백도 못 들 정도로 불쌍해 보였나 봅니다.
3. 락카가 지나치게 크고 높다.
락카가 너무 커서 좀 불편하더군요.
목욕탕 락카처럼 옹기종기 작게 되어 있어야 빨리 정리하고 편한데,
너무 불편하게 크고 넓습니다. 게다가 옷걸이 같은 것도 불편하게 크고 무겁게 되어 있고 락카 안에 금고가 따로 있더군요.
도둑이 많은 골프장인가 봅니다. 그런 거 골프장에서 자체 단속 해줘야 하는데...
4. 연습장이 불편하다.
연습장이 있는 건 좋은데, 안타깝게도 매트를 구비할 돈이 골프장에서 모자랐는지 그냥 양잔디에서 연습하게 하더라고요.
매트가 훨씬 편한데 뭐라할까... 제 돈 줘서 매트 좀 사놓으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 였습니다.
그리고
연습장 티도 고무티처럼 비싸고 튼튼한 거 쓰지 않고 그냥 싸구려 나무티를 꽂아 두더군요.
아 그거 한 번 칠 때마다 다시 꽂아야 되어서 참 불편해요.
또한 공도 멀리 나가는 연습장 공 안 쓰고 일부러 3피스 타이틀리스트 프로V1 을 놔뒀더라고요.
저는 4피스가 좋은데 그런 세심한 배려 같은 건 없었습니다. 참 저런 데서 골프장이 돈을 아끼더군요.
5. 페어웨이 잔디가 이상하다.
보통 우리가 사랑하는 조선잔디 중지를 쓰지 않고,
다른 골프장들은 그린에서나 쓰는 벤트그래스를 페어웨이 전체에 썼더군요.
조선잔디가 훨씬 더 편하고 좋은데 벤트그래스 페어웨이라 불편해요.
또한 어찌나 바짝 풀을 깍아 놓았는지 무슨 푹신푹신 양탄자 같아서 골프장이 아니고 호텔 바닥 같아요.
저는 골프장 온 건데 그래서 좀 불편했습니다.
한국 골프장이라면 조선잔디를 썼어야죠. 분명 또 돈 아끼려고 그랬을 겁니다.
그리고 디벗이 좀 있어야 골프치는 맛이 나는데, 그런 도전을 하지 못 하게 디벗이 하나도 안 보이더라고요.
6. 사우나가 이상하다.
사우나가 개개인이 각각 부스 안으로 들어가서 사용하는 단독 구조라 답답한 거 싫어하는 저는 싫더라고요.
아 생각만해도 답답합니다. 물론 사우나 부스가 제 방만하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싫어요.
전 꼭 다이알 비누로 몸을 닦는데, 그 비슷한 비누도 없더군요. 그냥 이상한 미제 브랜드 샴푸랑 린스랑 바디워시 있는데, 불편하게 다 따로 해야 해요. 올인원 제품이 편한데.. 역시 원가 절감이겠죠.
미제를 우리 어릴 때나 '미제미제' 했지 요즘은 국산이 좋은데...
그리고 사우나 끝나면 쓰는 화장품이 전문 화장품 브랜드가 아니라 이상한 약국(?) 브랜드에서 나온 이상한 향의 제품을 쓰더군요.
이름이 뭐였더라... 무슨 이태리 뭐시기 산타 마리아 노벨라 였나...
여하튼 한국인에겐 한국 화장품이 잘 맞는다는 걸 이 골프장은 잘 모르나 봅니다. 약국이라니...
그래도 선풍기는 돈 좀 써서 다이슨 쓰더군요. 또 모르죠. 차이슨에 다이슨만 붙인 걸지도...
또 야쿠르트도 없어요. 명문의 중요한 기준 중의 하나가 야쿠르트인데, 그거 잘 모르나 봅니다.
대신 이상한 후진국 섬나라에서 수입한 생수만 주더군요. 삼다수는 바라지도 않고 평창수나 하다 못 해 석수 정도는 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좀 아쉬웠습니다.
물 이름은 FIJI? 였는데 다음에는 선진국이나 국산 생수 좀 주길 바랍니다.
7. 사람 구경하기가 어렵다.
앞 팀이야 일행이라 앞팀 구경을 했는데, 뒷 팀이 없더군요. 물어보니 평일에 10팀 정도 밖에 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위에서 밝힌 대로 이상한 점이 많아서인지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거 같아요.
나름 다른 팀 구경하고 싶었는데. 역시 인기가 없는 골프장 입니다.
그래서인지 그늘집에 30분이든 한 시간이든 오래 있어도 캐디님이 부르질 않네요.
어깨가 다 식어 버렸습니다.
이상 짧으면 짧고 길면 긴 후기를 마치면서 워낙 이상하지만 평범한 곳이라 골프장 이름이 잘 기억 안 나지만 다행히 이름을 찍어 놓은 사진이 있네요.
정말 코스 관리인 분들께 경이를 표할 정도로 국내외의 어느 명문 골프장과 비교해도 모자라지 않을 정도의 코스 관리가 되어 있었고,
프런트를 비롯해 일하시는 분들 모두 너무너무 친절하셔서 고마웠습니다.
또한 캐디님도 키 크고 날씬하고 미스코리아 같은 굉장한 미인에, 코스 파악 및 그린 브레이크 파악 등을 잘 숙지하고 알려 주셔서 고마웠고요.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처음에 가기 전만 해도 '그냥 돈만 바른 럭셔리한 골프장에 불과하겠지' 라고 생각했었지만,
다녀 온 지금은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최고의 럭셔리 골프장'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골퍼라면 한 번쯤은 꼭 가볼만한 곳인 거 같습니다.
이 클럽에 초대해 주신 지인 분께 무한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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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별세상이네요 ㄷ ㄷ ㄷ ㄷ ㄷ 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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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저렇게... 이상한... 골프장이... ㄷㄷ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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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개집만한 사우나에서 쪼그려 앉아서 씻을 수 있고 3피스로스트볼 전문에 후진국 수돗물 좋아하고 문 열릴때까지 보안요원과 입털수있는데...ㄷㄷㄷㄷㄷ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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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드팰리스 같은 그런곳이군요 ^^ 멋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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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shallmellow님의 댓글 marshall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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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솜씨가 없으시네요 .. 후딱 읽고 다른 글 보려고 했는데 자세하게 읽게 만드시고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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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10팀으로 골프장 운영이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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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기업에서 갖고 있는거죠...저런곳은 1년에 30~50억씩 마이너스되는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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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르트 없는거 보니 명문은 아니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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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동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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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가 관리하는 골프장에 가셨군요...끝내준다고만 이야기를 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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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이런.. 지극히 폐쇄적인 트리니티를 다녀오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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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르트 안주믄 무횬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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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번엔 그런 불편함 겪지마시고 저에게 양도 하시길 바랍니다^^...... 간.절.히. 바래봅니다.....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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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son(권태영)님의 댓글 Tyson(권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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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양도하는걸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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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양도하시는걸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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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니티cc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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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 골프장의 3대 요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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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르트 없습니다 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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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잘 아시면서 시크하게 남겨놓은 후기 잘 보았습니다. 트리니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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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검색 안 되게 이름을 남기지 않았습니다만 만약 글 내려달라고 요청이 오면 내리는 게 맞는 거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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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우와우와... 한번 가보고싶네요.. 부럽습니다. 그 지인 어떤 분인지 참 훌륭하신 분이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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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잘 쓰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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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에 읽어보다가 이게 뭔 소린겨...하다가 점점 읽어가면서 ㅋㅋㅋㅋㅋ, 우오오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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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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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회장님께서나 자주 가신다는 초 럭셔리 클럽이군요...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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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보잡 생수에 야쿠루트도 안주는 비명문 골프장 후기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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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르트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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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ㅏㅏㅏㅏㅏ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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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서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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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서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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