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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 "동반자의 기를 살려주어야하는 라운드 어떻게 하세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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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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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4-09-05 13:24:06 [베스트글]
조회: 62,226  /  추천: 41  /  반대: 0  /  댓글: 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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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이런 글을 쓴 적이 있었습니다.

http://www.dealbada.com/bbs/board.php?bo_table=forum_golf&wr_id=1149897

나름 고민되어서 조언을 구했었는 데, 많은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기 살려야할 그 분 뺀 다른 동반자들과는 그냥 "잘 해주자"라는 밑도 끝도 없는 합의만 한 채 만난, ​기살리기 라운드 당일, ​

 

1. 동반자들 준비하고 있을 때, 먼저 나가서 캐디분을 만나서 소소하게 1만원 드리고,

   저  : "저어.. 3번째 백이 오늘 중요한 분인데, 스코어가 잘 나오셔야 합니다. 잘 부탁드릴께요."

   캐디: "아아..  접대하시는 거군요?"

   저  : (비장한 표정으로) "아니요. 그거 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캐디: (화들짝 놀라며) "네에?? 접대보다 중요하다구요?? "

   저 : "네.. 잘 끝나면 팁도 더......"

   캐디: (헤에 ^^ ...) 

   처음에는 그럴 생각까지는 없었는 데, 저도 모르게 비장한 분위기가 휩쓸려서 "성공보수"(?)까지 계약 ㅡㅡ;

   (이건 동반자들 아무도 모르게 저 혼자 한 짓입니다.)

 

2. 그 날 방문한 구장은 페어웨이 옆에 까지 가까이 있는 소나무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나무들 때문에 레이업해야했다는 유튜브 라운드 후기도 많이 봤습니다.

 

   그 분이 역시나 나무 사이로 보내셨습니다.

   캐디 : "저희 구장에 나무가 많은 데, 나무 사이로 빼내려시다가 공에 맞는 사고가 어제 있었어서,

           로컬룰로 나무 사이 들어가면 무벌로 빼내도 되게 되었어요"

   그분: ㅎㅎㅎ 굿...

   다른 동반자들: 오오... 재수... 

   저 : (속으로) '진짜???? 그런 말 못들었는 데...'​

   그 분은 캐디가 무벌로 아주 좋은 라이를 가진 곳에 던져준 공으로 그 홀 아주 잘 마무리...

 

3. 그 분이 친 공이 풀숲으로 갔는 데, 움푹 꺼진 곳이라서 공 찾기 어려워 보였습니다.

   그 분은 '아휴... 공 어디있나?' 하고 찾으러 가는 데,

   캐디: "*프로님, 거기 뱀 나와요!!! 위험지역이라 무벌 드롭하셔야 해요. 제가 공 하나 드릴께요"

   그 분: ㅎㅎㅎ 굿... 

   다른 동반자들: 오오... 재수... ​

   저 : (속으로) '진짜???? 뱀 없을 것 같은 데... 뱀 경고 표지도 없는 데..'​​

  

   그 분은 캐디가 주는 타이틀리스트 Pro V1x을 무벌로 아주 좋은 라이에서 그 홀 아주 잘 마무리...​

 

4. 이 번에는 제가 나무 사이로 공을 보냈습니다.

   저  : "캐디님, 저어.. 아까 그 로컬룰.. 나무..."

   캐디: "충분히 플레이 가능하십니다. 나무 사이로 나갈 공간 보이네요." 카트 쌩....

   저  : (결국 나뭇잎 스치고 얼마 못가고 그 홀 더블 보기)

   캐디: (세상 즐겁게 ​생글 생글 웃으면서 스코어 기록) "#프로님(저), 따블.... *프로님(그 분)은 파 하셨네요~"  

 

5. 그 분이 티샷을 OB 구역으로 날리셨습니다.

   캐디: *프로님, 오늘 우리 팀 플레이가 빨라서 멀리건 하나 더 치셔도 되겠어요.

   그 분: ㅎㅎㅎ 굿... 

   다른 동반자들: 아니.. 캐디님이 이 양반만 편애하시는 데.. 뭐 뇌물 준거 아녀??

   저 : (속으로) '흠. .뇌물? 그게 뇌물일까?... 그나 저나 뒤팀 바로 따라 오던데...'

 

   그 분은 멀리건으로 롱기.....

 

6. 그 다음 다음 홀 티샷에서 다른 동반자 중에​​​ 한 분이 페널티 구역으로 직사포...

   죽은 동반자 : (똥마려운 강아지 마냥) "캐디님.. 저.. 어.. 멀...멀..."

   캐디: "뒷팀 홀 아웃해서 오고 있어요. 우리 구장 특설티 좋아요. 그리 모실께요."

   그 분: "그러게 평소에 빨리 빨리 플레이 했어야지. 캐디님 힘드시게 왜 그래?"

  ​ 저 : (속으로) '뒷 팀 아까 보다 더 뒤에 있었는 데...'​

 

7. 그 분이 롱 퍼팅해서 홀에서 1.2미터 정도 거리에 멈췄습니다.

   저  : (홀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고민스럽게) "아.. 이걸 오케이 줘야하나? 말아야 하나?"

   캐디: 오케이요? 네, 감사합니다. (하고는 공 들어서 잘 붙이셨다고 그 분에게 주더군요.)

   그 분: (저 멀리서 걸어오면서) ㅋ 감사합니다 ㅋ

   다른 동반자들: (멀리서 자기 퍼팅 준비하느라 잘 못봤는 데) 오오... 나이스펏.

   저  : (아니... 난 오케이인지 아닌지 고민하고 있었다고...)​​​

 

8. 제일 중요한 것이... 그 분이 잘 치셨습니다. 

  자기 스타일에 맞는 프로 선수 하나 잡아서 (아주 정석적인 스윙을 하는 프로는 아닙니다)

  그 스타일을 자기에 맞게 연습도 많이 한 것 같고, 집에 퍼팅 기계 사놓고 퍼팅 연습도 많이 한 듯...

  공 굴러가는 게 이전 보다는 훨씬 '공이 자기 의지를 가지고 가는 듯'한 느낌을 주더군요.

  물론 물심양면 알게 모르게 지원한 캐디의​ 도움으로 4~5타 정도는 줄였... 

 

결국 4명이 80대 후반 ~ 90대 초반으로 옹기종기 모인 파이널 스코어 카드를 찍게 되었습니다.

캐디피는 +1만원으로 성공보수 지급 완료.

 

누구도 불만족 스럽지 않게 잘 마사지(?)가 된 스코어를 보면서,

저녁 같이 먹고 세상 얘기, 골프 얘기 하면서 그날을 마쳤습니다.

당연히 전투력 급상승한 그 분 덕분에 다음 라운드 날자까지 잡았지요.

 

오늘 또 라운드 가자고 도발하던데, 이번에는 아주 지대로 밟아주어야겠...

 


추천 41 반대 0

댓글목록

작성일

읽으면서 기분좋아지네요. 캐디가 센스있네요...팁 받을만하다

    9 0
작성일

네, 저는 캐디의 능력이 그렇게 까지 영향이 클 줄 몰랐습니다.
그냥 잘 봐달라고 한 부탁이었는 데... ^^

    1 0
작성일

훈훈한(?) 후기로군요 ㅋㅋㅋㅋ 저도 라운드 하는 팀이 딱 넷으로 짜여 있는데 이렇게 재미나게 다니다가 언젠가는 한명씩 흥미를 잃어서 빠져나가면 어쩌나 걱정했었는데 동반자 중에 비슷한 이유로 흥미를 잃으면 캐디님을 매수하는 방법을 써야겠네요.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2 0
작성일

훈훈합니다.

    2 0
작성일

캐디가 센스 있네요
저런 캐디들이 많아야 하는데 말이죠
그분은 마사지발 받은 스코어가 안나오면 오히려 실망 하실까 걱정이네요

    1 0
작성일

싸이탈님, 항상 글을 재미있게 잘 쓰시네요.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좋은 동반자들의 훈훈한 얘기네요!

    2 0
작성일

와 멋진 동반자와 더불어 나이스한 캐디까지. 이러면 팁이 안아깝죠

    2 0
작성일

캐디님 센스가 대단하시네요^^

    1 0
작성일

네, 나무사이 무벌 드롭 로컬룰 얘기하는 데, 기절하는 줄 알았어요.
뭔가 이상하다고 의심하는 건 저밖에 없었을 거예요 ㅋ
(그런 로컬룰이 진짜 있었을까? 생각도 해보았는 데,
  에이..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지.. 라는 생각이.)

    1 0
작성일

이제 다음 라운딩 pga룰 적용해서 뼛속까지 털어먹으시려는 큰그림 맞져?

    1 0
작성일

글도 잘쓰시고 너무 재밌네요~~

    0 0
작성일

와 캐디님 센스가 아주 그냥!!

    0 0
작성일

캐디 도움 없이 그분이 다음에 1등하시면 난리나겠군요 ㅋㅋ

    1 0
작성일

안댑니다.

기살려주고, 조금 올라오면 밟아주고,
또 기죽으면 살려주고 해야죠 ^^ ㅋㅋ

    1 0
작성일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성공보수를 조금 더 쓰셨으면 어떨까....

    5 0
작성일

지금 생각하면 더 드려도 아깝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에 다시 만날 기회가 있을 지......

    1 0
작성일

챕터 12-3 명랑골프의 정석 편 우수 사례에 실릴 좋은 라운드같습니다. 양보하시면서 즐기신 싸이탈님도 축하축하!!!

    3 0
작성일

열심히 하면서 점수기 잘 날아와 동반자분은 행복하시겠어요

    1 0
작성일

잘 마무리 하셨군요. ㅎㅎ 캐디님 센스가 대단하네요!! 좋은 동반자들과 오래오래 즐기시길!!

    0 0
작성일

아...  어제 캐디가 나만 멀리건주고 타이틀볼도 주고  로컬룰로 드롭해줬는데....
블랙스톤 벨포레  캐디님..  그래서 그랬던거니

    1 0
작성일

마사지(?) 잘 받으셨군요.ㅋ
그나저나 벨포레 잔디는 어떤가요?

    1 0
작성일

2부 4만5천원에 갔는데  이제 안가려구요

    0 0
작성일

답변 감사합니다.ㅋ

    0 0
작성일

이 글을 병수가 좋아합니다

    1 0
작성일

ㅎ으흐흐 빅 픽쳐!
잼나게 잘 봤습니다.

    1 0
작성일

라운딩전 선뇌물 지급하신 싸이탈님 good!!
센스있는 캐디님은 더 good!!!
이글을 읽고있는 난 기분이 good!!!

    3 0
작성일

좋은 상황이군요
글 읽는내내 조마조마 했지만 아름다운 결론 좋네요~

    0 0
작성일

내용도 좋고 필력도 좋으시네요
잼있게 읽었습니다 추천!!!

    0 0
작성일

캐디님… 너무 탐나는 인재네요 ㅎㅎㅎㅎ

    0 0
작성일

키워서 잡아먹기 하시는군요... ㅋㅋ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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