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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이런 글을 쓴 적이 있었습니다.
http://www.dealbada.com/bbs/board.php?bo_table=forum_golf&wr_id=1149897
나름 고민되어서 조언을 구했었는 데, 많은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기 살려야할 그 분 뺀 다른 동반자들과는 그냥 "잘 해주자"라는 밑도 끝도 없는 합의만 한 채 만난, 기살리기 라운드 당일,
1. 동반자들 준비하고 있을 때, 먼저 나가서 캐디분을 만나서 소소하게 1만원 드리고,
저 : "저어.. 3번째 백이 오늘 중요한 분인데, 스코어가 잘 나오셔야 합니다. 잘 부탁드릴께요."
캐디: "아아.. 접대하시는 거군요?"
저 : (비장한 표정으로) "아니요. 그거 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캐디: (화들짝 놀라며) "네에?? 접대보다 중요하다구요?? "
저 : "네.. 잘 끝나면 팁도 더......"
캐디: (헤에 ^^ ...)
처음에는 그럴 생각까지는 없었는 데, 저도 모르게 비장한 분위기가 휩쓸려서 "성공보수"(?)까지 계약 ㅡㅡ;
(이건 동반자들 아무도 모르게 저 혼자 한 짓입니다.)
2. 그 날 방문한 구장은 페어웨이 옆에 까지 가까이 있는 소나무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나무들 때문에 레이업해야했다는 유튜브 라운드 후기도 많이 봤습니다.
그 분이 역시나 나무 사이로 보내셨습니다.
캐디 : "저희 구장에 나무가 많은 데, 나무 사이로 빼내려시다가 공에 맞는 사고가 어제 있었어서,
로컬룰로 나무 사이 들어가면 무벌로 빼내도 되게 되었어요"
그분: ㅎㅎㅎ 굿...
다른 동반자들: 오오... 재수...
저 : (속으로) '진짜???? 그런 말 못들었는 데...'
그 분은 캐디가 무벌로 아주 좋은 라이를 가진 곳에 던져준 공으로 그 홀 아주 잘 마무리...
3. 그 분이 친 공이 풀숲으로 갔는 데, 움푹 꺼진 곳이라서 공 찾기 어려워 보였습니다.
그 분은 '아휴... 공 어디있나?' 하고 찾으러 가는 데,
캐디: "*프로님, 거기 뱀 나와요!!! 위험지역이라 무벌 드롭하셔야 해요. 제가 공 하나 드릴께요"
그 분: ㅎㅎㅎ 굿...
다른 동반자들: 오오... 재수...
저 : (속으로) '진짜???? 뱀 없을 것 같은 데... 뱀 경고 표지도 없는 데..'
그 분은 캐디가 주는 타이틀리스트 Pro V1x을 무벌로 아주 좋은 라이에서 그 홀 아주 잘 마무리...
4. 이 번에는 제가 나무 사이로 공을 보냈습니다.
저 : "캐디님, 저어.. 아까 그 로컬룰.. 나무..."
캐디: "충분히 플레이 가능하십니다. 나무 사이로 나갈 공간 보이네요." 카트 쌩....
저 : (결국 나뭇잎 스치고 얼마 못가고 그 홀 더블 보기)
캐디: (세상 즐겁게 생글 생글 웃으면서 스코어 기록) "#프로님(저), 따블.... *프로님(그 분)은 파 하셨네요~"
5. 그 분이 티샷을 OB 구역으로 날리셨습니다.
캐디: *프로님, 오늘 우리 팀 플레이가 빨라서 멀리건 하나 더 치셔도 되겠어요.
그 분: ㅎㅎㅎ 굿...
다른 동반자들: 아니.. 캐디님이 이 양반만 편애하시는 데.. 뭐 뇌물 준거 아녀??
저 : (속으로) '흠. .뇌물? 그게 뇌물일까?... 그나 저나 뒤팀 바로 따라 오던데...'
그 분은 멀리건으로 롱기.....
6. 그 다음 다음 홀 티샷에서 다른 동반자 중에 한 분이 페널티 구역으로 직사포...
죽은 동반자 : (똥마려운 강아지 마냥) "캐디님.. 저.. 어.. 멀...멀..."
캐디: "뒷팀 홀 아웃해서 오고 있어요. 우리 구장 특설티 좋아요. 그리 모실께요."
그 분: "그러게 평소에 빨리 빨리 플레이 했어야지. 캐디님 힘드시게 왜 그래?"
저 : (속으로) '뒷 팀 아까 보다 더 뒤에 있었는 데...'
7. 그 분이 롱 퍼팅해서 홀에서 1.2미터 정도 거리에 멈췄습니다.
저 : (홀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고민스럽게) "아.. 이걸 오케이 줘야하나? 말아야 하나?"
캐디: 오케이요? 네, 감사합니다. (하고는 공 들어서 잘 붙이셨다고 그 분에게 주더군요.)
그 분: (저 멀리서 걸어오면서) ㅋ 감사합니다 ㅋ
다른 동반자들: (멀리서 자기 퍼팅 준비하느라 잘 못봤는 데) 오오... 나이스펏.
저 : (아니... 난 오케이인지 아닌지 고민하고 있었다고...)
8. 제일 중요한 것이... 그 분이 잘 치셨습니다.
자기 스타일에 맞는 프로 선수 하나 잡아서 (아주 정석적인 스윙을 하는 프로는 아닙니다)
그 스타일을 자기에 맞게 연습도 많이 한 것 같고, 집에 퍼팅 기계 사놓고 퍼팅 연습도 많이 한 듯...
공 굴러가는 게 이전 보다는 훨씬 '공이 자기 의지를 가지고 가는 듯'한 느낌을 주더군요.
물론 물심양면 알게 모르게 지원한 캐디의 도움으로 4~5타 정도는 줄였...
결국 4명이 80대 후반 ~ 90대 초반으로 옹기종기 모인 파이널 스코어 카드를 찍게 되었습니다.
캐디피는 +1만원으로 성공보수 지급 완료.
누구도 불만족 스럽지 않게 잘 마사지(?)가 된 스코어를 보면서,
저녁 같이 먹고 세상 얘기, 골프 얘기 하면서 그날을 마쳤습니다.
당연히 전투력 급상승한 그 분 덕분에 다음 라운드 날자까지 잡았지요.
오늘 또 라운드 가자고 도발하던데, 이번에는 아주 지대로 밟아주어야겠...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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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기분좋아지네요. 캐디가 센스있네요...팁 받을만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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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는 캐디의 능력이 그렇게 까지 영향이 클 줄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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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훈한(?) 후기로군요 ㅋㅋㅋㅋ 저도 라운드 하는 팀이 딱 넷으로 짜여 있는데 이렇게 재미나게 다니다가 언젠가는 한명씩 흥미를 잃어서 빠져나가면 어쩌나 걱정했었는데 동반자 중에 비슷한 이유로 흥미를 잃으면 캐디님을 매수하는 방법을 써야겠네요.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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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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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가 센스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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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탈님, 항상 글을 재미있게 잘 쓰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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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멋진 동반자와 더불어 나이스한 캐디까지. 이러면 팁이 안아깝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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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님 센스가 대단하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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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나무사이 무벌 드롭 로컬룰 얘기하는 데, 기절하는 줄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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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음 라운딩 pga룰 적용해서 뼛속까지 털어먹으시려는 큰그림 맞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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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도 잘쓰시고 너무 재밌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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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캐디님 센스가 아주 그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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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 도움 없이 그분이 다음에 1등하시면 난리나겠군요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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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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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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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하면 더 드려도 아깝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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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12-3 명랑골프의 정석 편 우수 사례에 실릴 좋은 라운드같습니다. 양보하시면서 즐기신 싸이탈님도 축하축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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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하면서 점수기 잘 날아와 동반자분은 행복하시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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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마무리 하셨군요. ㅎㅎ 캐디님 센스가 대단하네요!! 좋은 동반자들과 오래오래 즐기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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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제 캐디가 나만 멀리건주고 타이틀볼도 주고 로컬룰로 드롭해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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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지(?) 잘 받으셨군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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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4만5천원에 갔는데 이제 안가려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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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감사합니다.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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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병수가 좋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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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으흐흐 빅 픽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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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딩전 선뇌물 지급하신 싸이탈님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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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상황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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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도 좋고 필력도 좋으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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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님… 너무 탐나는 인재네요 ㅎ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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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서 잡아먹기 하시는군요... 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