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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관 : 골프란 몸과 손의 싸움, 또는 협동
일반 |
coac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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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3-10-17 10:26:47
조회: 2,789  /  추천: 12  /  반대: 0  /  댓글: 9 ]

본문

올해 삼일절에 골프를 시작한 7개월 차 골린이입니다.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그 운동이 몸에 맞느냐, 혹은 본인이 그 운동을 즐길 수 있느냐가 첫번째 관문일 텐데, 골프 이전에 10년 좀 넘게 동호인 야구를 즐기느라 '스윙'이라는 개념에 익숙하기도 하고, 또 본래 운동을 즐기는 터라 다행히 첫번째 관문은 잘 넘기고 골프를 즐기고 있습니다. 짧은 새에도 필드는 오늘 이 글 쓰는 순간까지 서른 번 좀 넘게 나갔고, (만약 이게 의미가 있다면)공인 핸디는 +23입니다.


운동을 즐기는 두번째 관문은 본인이 어느 정도는 그 운동에서 실력을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의 발견일 듯합니다. 남과 경쟁해야 하는 구기는 특히나 그렇고, 골프는 엄연히 구기 종목이죠. 내가 만년 도시락이 되지는 않겠다는 가능성을 발견해야 좀 더 매력을 느낄 테고, 저는 다행히 지도 프로님을 잘 만난 덕에 이 분도 어찌저찌 잘 넘어 간 것 같습니다. 제목 및 첫 문장까지 도발적으로 연결해놓은 골프관이랄지, 아무튼 그런 것도 지도 프로님의 영향이 큽니다.

골프란, 몸과 손의 싸움 또는 협동이다.


골프에 관심을 가지면서 TV 골프 강습이나 유튜브를 많이 봤고, 그러면서 지면반력이라든가 힙턴, 손목 스윙, 원플레인, 투플레인 등등 여러 가지 이론들을 봤습니다. 제 몸에도 적용하고 싶어서 애달캐달 노력도 해보고, 그러다가 잘 안 맞으면 다시 원래 자세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도 해보고 여러 가지 해 본 결과 이 모든 노력은 궁극적으로 몸과 손을 협동시키는 길로 가는 방편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즉,

몸과 손이 싸워서

몸이 이기면 푸쉬, 또는 슬라이스

손이 이기면 풀, 또는 훅

조화(협동)하면 원하는 곳으로.

협동하되 몸이 약간 더 우위를 가지고 협동하면 페이드
조화하되 손이 약간 더 우위를 가지고 조화하면 드로우
완전히 맞아 떨어지면 스트레이트


흔히 슬라이스 고치고 나면 더 괴로운 훅병이 오고, 훅병 간신히 잡고 나면 또 슬라이스가 온다고들 합니다. 골프를 시작하면 채(헤드)를 움직이기 보다는 힘 주고 몸을 쓰기 마련이니 몸이 이겨서 슬라이스가 나고, 그 몸을 이기기 위해 몸을 이길 정도로 손을 쓰기 시작하면 채(헤드)가 훨씬 더 빠르게 돌아가서 훅이 오죠. 슬라이스 다음 훅이 오고, 또 훅 다음에 슬라이스가 오는 것은 몸과 손이 협동하지 않고 서로 주도권을 쥐기 위해 싸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싸우는 과정을 거쳐서 서로 밸런스를 찾고 협동을 시작하면 그때부터 안정적으로 스윙 구사가 될 테구요.


몸은 손에 달려 있는 것인데 왜 손을 쓰는지 모르겠다는 분들은 아마 이 조화를 이뤄서 몸과 손이 혼연일체로 움직이는 경지가 아닐까 합니다. 저도 직접 밟아 본 경지가 아니니 뭐라 직접 체험담을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그냥 그런 것이 아닐까...... 하고 짐작합니다.


어쨌든 결론적으로 골프란, 몸과 손이 조화를 이뤄서 채(헤드)가 공에 일정하고 스퀘어하게 만나도록 하는 노력이다, 실력이 좋아질수록 몸과 손이 조화를 이루며 함께 빨라지면서 정확도 및 비거리가 한 가지로 같이 향상된다.


부가적으로
힘을 더 강하게 사용하려면 비거리가 향상되는 대신 조화가 어려워지므로 방향성이 어긋날 확률이 높아지고
힘을 약하게 쓴다면 조화 난이도는 비교적 쉬워지는 대신 비거리는 짧아진다.

그러므로 장타를 바탕으로 방향을 잡아나가든, 정확도를 바탕으로 비거리를 향상시켜나가든 가능성은 열려 있되 어떤 길을 중시하느냐에 따라 장타자와 교타자가 갈리되, 궁극적으로는 서로 어느 지점에서 만난다.


이런 결론입니다. 쓰다 보니 길어졌는데, 골프의 모든 노력은 몸과 손이 조화해서 채(헤드)가 공을 때려 날려보내기 위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추천 12 반대 0

댓글목록

작성일

맞는 말씀 같습니다. 어렴풋이 알고 있던 내용을 긴 글로 읽으니 맑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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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우와. 새로운 해석에 또다른 개달음을 얻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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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골린이가 쓴 글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좋은 글이네요.
빨리 성장하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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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안그런 구기종목이 있을까요.. 테니스 골프 배드민턴 야구 탁구 볼링 등등
결국 다 몸과 손을 잘 써야 하는건 마찬가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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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골린이라고 하셨지만 내공이 상당하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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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그냥 골프를 치신지 얼마 안되신 것일뿐 채와 공을 이용한 스포츠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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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한 편의 철학서를 읽는 것 같습니다. 배워가는게 많은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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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아니 7개월차에 이런 수준의 깨달음을 얻으시다니 ㅎㄷㄷ 대답하신데요 저는 7개월째 손은 손이요 몸은 몸이로다 공은 있는 힘 다 모아서 힘주고 막 때리쟈 하는 수준으로 무식하게 갈비뼈 나가고 정신 못차리던 시절 같은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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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뭐가 문제인지 알겠는데 몸으로 안되는 그 괴로움.. 이랄까요? ㅜ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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