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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콜맨 쿨러 대란을 놓치고 다시 있는거나 잘 써보자 라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위로하며, 가지고 있는 쿨러가 왜 좋은 쿨러며, 놓친 대란은 왜 내게 쓸모가 없었나를 찾기 위해 이 글을 써 봅니다.
캠핑용 쿨러의 목적
1. 보온/보냉력이 좋아야 한다.
2. 내부 용적대비 부피가 작아야 한다. (철저히 이율배반적인 목적이죠)
3. 음료/음식물을 원하는 만큼 채우고도 운반하기 쉬워야 한다. 이것 역시 이율배반.
4. 거친 외부 환경 및 사용환경에서도 그 고유기능이나 부가 기능 상실이 적어야 한다.
5. 사용이 편리해야 한다.
6. 모양이 이뻐야 한다.
7. 가격이 저렴해야 한다.
8. 기타 등등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상당수의 공돌이+산업디자이너들이 갈려 들어 갔을 겁니다.
그럼 현재까지 나온 기술로 쿨러를 분류해보겠습니다.
1. 패시브 쿨러 : 단열벽의 성능으로 외부 온도가 내부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한 제품
예) 스티로폼 아이스박스, 콜맨 스틸 쿨러……. 하 대란, 코멕스 쿨러, 코스모스 쿨러, 피크닉 소프트 쿨러 등등
2. 액티브 쿨러 : 별도의 열 교환장치가 부착되어 내부의 온도를 인위적으로 낮추거나 올릴 수 있는 제품
예) 파세코 캠핑용 쿨러/워머, 도메틱 냉장냉동 쿨러, 모비쿨 뭐시기저시기 등등
이제 공돌이가 조금 더 첨가된 액티브 쿨러쪽으로 한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쓸데없이 열역학 제0법칙 ~ 제3법칙까지 안 들어가겠습니다.
다들 아시는 법칙 : 열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쉽게 말해 태양이 지글지글 타오르는 한여름에 냉장고에서 꺼낸 차디찬 맥주가 단 몇 분 만에 오줌맛 맥주처럼 뜨뜨미지근 해지는 현상.
이 현상을 막아보기 위해 과학자 엔지니어들이 고된 노력을 해봤죠. 하지만 자연의 법칙을 공짜로 거스르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게 공짜로 거슬러 진다면 우리 인간은 이미 지구상에 없었지요.
자 그렇게 “열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를 막는건 깔끔히 포기하기로 하자. 하지만 또 많은 학자가 포기 안 했나 봅니다. 결국 열교환기를 만듭니다.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기 위해 에너지를 더 많이 투입하여 이미 흘러들어온 온기를 바깥으로 빼주는 장치를 만든거죠.(물론 역방향도 됩니다)
이런 열교환기가 냉장고, 김치냉장고, 실내 에어컨, 차량용 에어컨, 차량용 냉온장고 수도 없이 많은 우리의 실생활에서 두루두루 쓰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넘들 중에 우리가 알고 있는 냉장고나 에어컨과는 조금 다른 약간 괴짜부류가 있습니다. 바로 열전소자를 통한 열교환 방식인데요. 흔히 펠티어 방식이라고 합니다.
펠티어 효과 및 원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링크의 블로그 설명자료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starletzzang&logNo=120171190671
알기 쉽게 장단점만 소개합니다.
장점 : 열교환기가 반영구적임, 구조가 단순하고 부피가 작음, 보온/보냉을 손쉽게 바꿀 수 있음. 가격이 저렴함. 작동시 냉각팬을 제외하면 소음이 발생하지 않음.
단점 : 투입 에너지 대비 열교환 능력이 낮음
장점만 보면, 기적에 가까운 발명인데요. 어처구니 없게도 단점이 매우 치명적입니다.
스샷에서 보시다시피 펠티어 타입 전기쿨러는 냉각 능력으로 우리가 흔히 아는 열교환능력 지수인 6000kcal 또는 냉방면적 4평형 또는 3.2kW 등 에어컨이나 냉장고에서 볼 수 있는 지수를 쓰지 않습니다.
오로지 “주변 온도 대비 15~18도 냉각” 이라고 적혀 있지요. 결국 이런 타잎의 전기 쿨러는 주변 온도에 대한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의미입니다. 몇 개만 예를 들어보죠.
외부온도 18도 일 경우 내부온도 0도 가능
외부온도 28도일 경우 내부온도 10도 가능
외부온도 8도일 경우 내부온도 -10도 가능
외부온도 0도일 경우 내부온도 -18도 가능
이제 문제가 파악이 되는가요?
한여름 무더위 최고온도가 30도에 육박하는 시점에서 쿨러 내부 온도는 12도가 되는 것이죠.
이 말은 쿨러 내부에 넣어놓은 맥주의 온도가 가장 맛있다는 3~5도 근처가 아닌 12도란 얘기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캠핑 출발할 때 집에서 얼린 아이스팩이나 생수통을 이미 쿨러안에 넣어놨기에 맥주 온도가 12도까지 되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사용자가 기대했던, “전기 꽂아 놨으니 캠핑 출발 때 넣어놓은 맥주는 여전히 그대로 시원하겠지” 와는 사뭇 다른 능력을 쿨러는 발휘해 줍니다. 뒷통수를 묵직하게 얻어맞겠죠.
그럼 대체 이런 방식의 쿨러가 좋은거야 나쁜거야?
1. 있는 그대로 쓰면서 시원한 맥주를 즐기는 법
A. 캠핑 출발 때 내부에 냉매를 충분히 넣는다. 얼린 2리터 생수통 2개와 손바닥 두개 겹친 두께의 아이스팩을 쿨러 안에 넣는다.
B. 캠장 도착 할때까지 전원 공급 하지 않는다
C. 저녁에 해가 지고 기온이 20도에서 25도 근처가 되면 전기를 연결해 준다.
D. 다음날 아침 해가 뜨고 기온이 25도를 넘어서면 다시 전기를 빼준다.
E. C-D의 반복.
이 방법은 펠티어 소자가 쓸데없이 쿨러 내부를 데우지 못하도록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2. 뭔가 조금 손재주가 있고 전기 부품 좀 구해봤고 땜질/톱질등이 가능한 분들이 시원한 맥주를 즐기는 법
A. AC/DC 겸용이 되는 전기 쿨러라면 우선 AC아답터의 전원공급량을 늘려본다. 12V 5A짜리에서 12V 6A나 7A 정도로 전류 공급량을 늘리는 방법. 이 경우 냉각 능력이 쬐금 더 상승할 여지가 있다. 펠티어 소자에 전류만 더 늘려주면 더 높은 냉각 능력이 발휘된다. -> 제가 쓰고 있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기본적으로 펠티어 소자에 전력 공급을 더 많이 하면 그만큼 더 많은 능력을 발휘한다는 전제 조건에 부합합니다. 다만 기본적인 전선 두께등, 회로의 필요 전류량을 받춰줄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내부 회로 배선이 녹아 버리게 됩니다.
B. 알리익스프레스나 이베이에서 펠티어 소자 12V 5A용을 아예 하나 더 구매해서 쿨러에 추가로 붙인다. 이 경우 당연히 냉각 능력의 큰 상승이 있겠으나, 당연히 전원공급 회로도 및 냉각쪽도 별도로 구성해줘야 한다. -> 나중에 쿨러 기변욕이 한번 더 오면 시도해볼 생각.
이 방법은 이론상으로 추가 설치한 펠티어 소자에 따라 쿨러의 냉각 능력 만큼 성능이 증가 합니다. 다만 펠티어 냉각측 소자의 반대편에는 그만큼 가열되므로 가열된 면을 제대로 냉각시켜주지 못한다면 녹아버린 펠티어 소자를 만날수 있습니다.
이렇게 쿨러를 쓸데없이 길게 정리해 봤습니다. 아~~ 그래도 뽀대 나는 콜맨 스틸 쿨러가 계속 땡기네요. ㅎㅎㅎ 캠핑의 끝판왕은 감성이라더니~~~ㅜㅜ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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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정성글에는 무조건 추천이죠~ ㄷㄷㄷㄷ 지식이 상당히 해박하십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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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사실 괜히 콜맨 스틸쿨러가 탐이났어요. ㅋㅋ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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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정성글&정보글엔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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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쉬 고수는 다르시군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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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30도 넘어갈때믄 팰티어 소자 쿨러는 끄는게 좋다 생각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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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생각을 가지신분을 뵈니 기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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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맨 스틸쿨러에 팰티어 달면 완성인건가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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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그렇게 공돌이를 갈아넣고 싶지만 ㅎㅎㅎㅎㅎ 공사가 너무 커져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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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일반 쿨러보단 냉기 유지는 별로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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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걍 계속 전기 꽂아놓으면 한낮에는 별 의미가 없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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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역시 사람은 알아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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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합니다. 캠핑엔맥주님 맥주는 언제나 시원해야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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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수준이~~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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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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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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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그렇습니다 자신에게 알맞는 쿨러가 정답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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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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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쿨은 좀 더 성능이 좋다고 들었어요. 좋은 제품 쓰시는것같아 부러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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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글은 ㅊㅊ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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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프레셔 방식중에 그나마 사정권이 모비쿨MCF40인데 40만원대더군요. 여전히 부담스런 가격인지라. ㅜ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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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알았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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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학.... 스틸쿨러....입맛만 다시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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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글 ~!! 잘 읽엇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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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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