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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적한 날 그를 만났습니다.
사실 별로 내키지 않는 만남이었으나 맥주 딱 한잔만 하고 가라는 부탁아닌 부탁에 yes라고 답한게 이 에피소드의 시작입니다.
손님없이 호프에서 만난 그는 서로의 안부가 아닌 무작정 자기 자랑을 시작합니다.
내가 어디 있었는데 너도 걔 (저에겐 형) 알지? 걔가 말야 나랑 5년 동안 같이 산 애야 ㅎㅎ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불라불라...
아 그러고 보니 너도 오토바이 좀 좋아한다며?
내가말야 쇼바이크하고 알차 다 탔는데....
내가 스즈키 929RR이랑 가와사키 닌자 하야부사 탔었는데 말이지
(전 정말 그사람이 말한 그대로를 옮겨 적고 있습니다.)
너 임마 야마하 R1 알어? 그거 타믄 마 존나 가벼워!
무게감이 진짜 하나도 없어
아니 진짜 그냥 서있어도 너무 가벼워서 내가 바이크 타고 있는 것도 잊어버린단말야
아 근데 그거 어디 갔다오기만 해도 500만원 씩 나가고 그래서 팔았어.
외제는 돈이 많이 들어
차마 글로 옮기기 안타까운 수준의 지옥 밑 바닥의 생활상 이야기에서 이어지는 사짜 냄새 팍팍 풍기는 소설에 그에게 이게 자랑이라고 하고 있냐 하고 말하고 싶었으나 늙은 놈이 얼마나 자존감이 없으면 이러고 사나 싶어 그냥 들어주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문제가 터집니다.
그리고 말야 BMW K1300 탔었는데 그거 벨트로 간다
더이상 그냥 들어줄수가 없었습니다....
"ㄴㄴ 그거 샤프트에요. 벨트는 800시리즈 ST나 GT 보신듯"
아니 그거 벨트 라니까 니가 임마 타봤으면 뭘 타봤다고 딴지야?!
"안타본건 당신이구요. 가와사키 닌자 하야부사가 뭡니까?
그리고 외제라고 유지비 비싸고 그러지 않아요. 뻥을 치려면 제대로 치셔야죠 ㅡㅡ"
이 새X가? 너 임마 지금 몇 CC 짜리 타는데?
"650cc 타요"
코멧650? 에이 x발 그게 바이크냐?
"B . M . W . G . 650 . X 탑니다."
뭐 비에ㅁ.."너 이새끼 마 어디서 구라를 쳐?! 아 새끼가... 이거 안되겠구만 걔 (위에 언급된 그 형) 한테 전화 건다?
"네 하세요 해요."
결국 그는 자멸의 길을 택합니다.
진짜 걸었습니다. 이새끼 저새끼 하던 그는 믿었던 걔 에게 배신 당합니다
쿵짝짝 쿵짝짝 짜라리라리란
"ㄴㄴ 형 걔 BMW 타는 건 맞아요. 어디 놀러 갔다 왔다고 빵도 사오고 그랬는데 그때 봄.
나 그거 타보다가 가랑이 찢어지는 줄 알았다니까 ㅎㅎ"
장땡이네?!
사쿠라라 확신했지만 장땡으로 확인되자 그의 동공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곧 그의 주장은 바뀌기 시작합니다.
"내가 너보다 많이 타봤다" 에서 "나도 너만큼 타봤다" 로요...
결국 뭐 제대로 하나 아는 것 없이 허세로 밀어붙이던 그는 이것저것 위대한 스마트폰에 의해 진실이 차례차례 발각되자....
야 너 내가 딱 한마디만 할게. 이거 듣고 가든지 말든지 해.
너 니말만 맞고 남의말은 다 틀리지? 그 따구로 살믄 안됨마
"아 수고하셨습니다. 그럼 전 약속하신대로 먼저 갈게요. 그렇게 생각하든 말든 뭐 괜찮아요 ㅂㅂ"
라고 하고 깔끔하게 그의 말대로 그 한마디만 듣고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물론 이대로 깔끔하게 끝나지는 않았으나....
결론적으로 그는 제 인생에서 다시 볼 수 없게 됐으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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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이 에피소드는 상당부분 각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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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저도 2종소형 시험치러 갔을 당시 순진한 아저씨들을 데리고 자기가 대형바이크를 몇년동안 탔네. 최고속을 얼마 찍어봤네하면서 입터는 아저씨가 있었죠. 물론 그분은 광탈하셨습니다.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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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리얼지형... 술 많이 드셨나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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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벨트ㅋㅋ 샤프트 오일마시는 소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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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정너도 알고 넌씨눈도 아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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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리엔 개소리로 맞붙으면 된다는 소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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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없는척하면서 상대가 원하는 답을 절대 말해주지 말라는거죠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