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RANGE REVIEW
감성적 호들갑은 접어두고 묵묵히 실력으로 검증
야마하 NS-F350
야마하, 너무 전문적이어서 흔하게 보였던 브랜드
오디오는 전문 취미 분야이다. 취미라는 것에 전문성이 없는 것이 얼마나 있겠나 싶지만 오디오는 특히나 그 심화 정도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생각이다. 때문에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도 “전문적인가, 그렇지 않은가?”로 나뉘는 경향이 분명 있다. 2채널의 스테레오 음악을 즐기는 하이파이 오디오 범주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솔직히 이런 견지에서는 최근의 야마하라는 브랜드가 가지는 입지가 그리 전문적이지 않을 수 있다. 무언가 소규모 공방에서 이른바 장인이라는 크래프트맨쉽을 활용하여 정성 들여 만드는 이미지… 분명 야마하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디오 애호가들은 이런 모습들에서 이른바 전문성이라는 환상을 가지곤 한다.
그런데 오디오가 전문적 취미라고 한다면 그 제품의 연구개발/생산에 있어서도 전문성, 정확히 말하자면 정확한 계측과 치밀한 공정이 보증되는 객관적 전문성이 결코 흠결이 될 수는 없지 않은가? 이는 곧 규모의 경제가 관련된 이야기일 수 있으며 대규모 연구개발 인력과 생산라인을 갖춘 “대기업 야마하”에 해당하는 말이기도 하다. 흔히 “공장에서 찍어내듯”이라는 표현으로 대량생산의 가치를 폄하하는 경향이 있지만, 균일한 퀄리티로 유지 가능한 대량생산은 가성비 창출의 일등 공신임은 결코 부정할 수 없다.
너무나도 유명해서 흔하게 조차 여겨지는 야마하라는 브랜드는 오디오 분야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명성만큼 현대에 이르러서도 끊임없는 오디오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주로 AV 시장에 특화된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스피커라는 아이템을 보자면 그것이 결코 단점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과거 수 년 전만 하더라도 AV용 스피커, 혹은 AV에 적합한 스피커라 함은 주로 낮은 수준의 스피커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저음의 양과 스케일은 빵빵하지만 재생음의 섬세함, 디테일은 다소 떨어지는, 어지간히 러프한 캐릭터를 떠올렸으니 말이다. 요즘에는 그런 식으로 스피커를 만들다가는 브랜드 자체가 살아남기 힘들다. 그 정도로 소비자의 귀는 고급화되었다는 의미. 밸런스를 무시한 저음 괴물을 만들었다가는 어떤 비난을 받을지 상상도 힘들다.
야마하의 NS-350 시리즈 스피커들은 본격적인 홈 시어터 스피커 라인이다. AV용을 표방하고 있지만 앞서 언급한 과거 AV용 스피커의 폐해를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프런트, 서라운드, 센터 스피커로 구성된 NS350시리즈에는 센터와 리어 세트로 구성된 NS-P350과 톨보이 스피커 NS-F350, NS-F330이 있다. 그 중에서도 프런트 스피커에 해당하는 NS-F350이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하이파이적 감성이 아니라 하이파이적 기술력을 보여주다.
대부분의 일제 양산 브랜드들이 그러하듯 야마하도 특정 엔지니어나 핵심 인물을 앞세우는 마케팅을 하지는 않는다. 브랜드 자체의 신뢰도 및 지극히도 객관적이어서(때문에 종종 재미없어 보이기도 하는)평범해 보이기까지 하는 주요 기술 사양 등에 제품의 마케팅 운을 거는 경우가 많다. 유럽산, 혹은 몇몇 국산 브랜드들의 감성적 호들갑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정확히는 야마하의 스피커들이 하이파이적인 것이 아니라, 그들의 마케팅이나 홍보 방식이 하이파이적이지 않을 수는 있겠다. 아무튼 NS-f350을 AV 프런트 스피커가 아닌 하이파이 스테레오 스피커로서 보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 드라이버 유닛의 전문성
기존의 양산형 스피커 제품들에서 공통으로 쓰임직한 정체 불명의 드라이버 유닛은 일절 사용되지 않았다. CCAW(Copper-Coated Aluminium Wire)라 명명된 보이스 코일로 구성된 트위터는 NS-f350을 위해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진 제품이며 미드/베이스 유닛을 담당하는 PMD(Polymer-injected Mica Diaphragm)또한 3웨이 4스피커 구성의 NS-f350를 위해 전면 재 수정된 스펙을 보여준다.
NS-f350이 리니어하게 소화 가능한 최대 고음역 재생 한계는 무려 45kHz에 달한다. 베릴륨이나 다이아몬드 등의 아주 비싼 재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이 정도의 스펙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브랜드가 그리 흔하지 않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드라이버 유닛을 자체적으로 “제대로” 생산해 내는 브랜드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점을 기억한다면 야마하의 하이파이적 전문성을 의심하기 힘들 것이다. 그리고 NS-f350은 그 수혜를 입은 “하이파이”스피커다.
둘째, 어쿠스틱 테크놀러지를 활용할 줄 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스피커는 각종 울림을 어떻게 제어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원하는 울림과 원치 않는 진동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하며, 어떤 식으로 이 울림들을 제어하느냐를 증명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브랜드들이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나 AV보다 훨씬 섬세한 재생음을 요구하는 하이파이 스피커에서는 이러한 어쿠스틱 테크놀러지에 기대는 효과가 상당하다.
NS-f350의 경우에도 상급기로부터 전해내려오는 웨이브가이드 혼 스타일의 미드레인지와 트위터를 채용하고 있다. 축소된 혼 모양을 연상시키는 웨이브가이드 혼은 정교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의해 그 모양이 구성되며 모든 경우의 수를 포함하는 음향 환경에서 음악적 특성을 뽑아내기에 가장 적합한 어쿠스틱 환경을 제시한다. 탁월한 직진성과 고 효율의 혼 고유 장점을 기대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셋째, 당연히 음질에 대한 평가이다.
NS-f350은 스펙상 음압레벨이 88db로서 울리기 아주 쉬운 스피커는 아닌 듯 보인다. 물론 구동이 어렵다고 해서 음질이 무조건적으로 좋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NS-f350은 실제로 구동이 그리 어렵지도 않다. 100만원대 미만의 저렴한 올인원 기기로도 거부감이 안 들 정도의 구동이 가능하며, 제대로 된 앰프를 매칭할 경우에는 진짜 제대로 만들어진 하이파이 사운드를 보장한다.
NS-f350은 3웨이 4드라이버 구성의, 대형기에 가까운 톨보이 스피커다. 재생음의 스테이징 넓이와 입체감을 기대해도 좋을 스펙이며 실제 청음상에서도 기대 이상의 스케일을 적극적으로 그려내었다. 대편성 오케스트라의 스테이징을 조금도 억지스럽지 않게 술술 풀어내는 수준인데 하물며 AV환경에서의 영화적 다이나믹스가 문제겠는가.
밸런스가 좋은 영국제 앰프들과도 궁합이 상당히 좋았다. 귀에 거슬리는 피크와 딥 따위는 찾아볼 수 없으며, 생긴것과는 다르게 사운드의 질감표현에 있어서도 상당한 점수를 줄 수 있다고 본다. 다름아닌 음악에의 몰입을 유도하는 능력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좋은 소리를 내기위해 까다로운 요구가 없는 스피커
NS-f350이 가진 가장 좋은 미덕은, 바로 앰프 친화적인 스피커라는 것이다.
힘이 딸리고 구동력에 크게 기대할 수 없는 앰프들도 분명 있으며(대부분 질감 위주로 셋팅된 앰프들)스피커가 온전히 구동되지 않는다는 것은 하이파이 분야에서는 말 그대로 기본이 안된 최악의 상황인 것이다. 구동이 되어야 뭐라도 평가하고 할 말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NS-f350라는 스피커는 이러한 통념과는 다소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앞서 언급한 100만원 미만의 올인원 앰프와 매칭해서도, 마치 조금 부족한 앰프지만 최대한 칭찬해주어서 자기 스스로 최선을 다하게끔 독려한다는 느낌에 가깝다. 앰프 사운드의 단점을 드러내려 안간힘을 쓰지 않는다. 일부 하이엔드 급 스피커들이 매우 까다롭게 앰프를 상대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스피커 음색 자체에 큰 착색이 없고 왜곡이 없기 때문에, 앰프와의 매칭에서 크게 특성을 타지도 않는 것 또한 NS-f350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적어도 NS-f350과 매칭할 앰프는 힘만 무식하게 두드러지는 구동 본위의 앰프일 필요가 없다. 이는 오디오파일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 본다면 매우 큰 매리트일 수 있다.
우리는 어쩌면 지금까지 대량생산으로 이루어진 야마하의 가성비를 NS-f350라는 스피커에서 정정으로 경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동 가격대 경쟁기들과 비교했을 때 지갑을 열어야 하는 이유가 매우 타당하다는 의미다.
S P E C
Type | 3-way bass-reflex floorstanding speaker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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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fers | Dual 16cm (6-1/2”) con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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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dRange Driver | 13cm (5") con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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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eeter | 3cm (1”) aluminium dom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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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quency Response | 35 Hz–45 kHz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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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minal Input Power | 100 W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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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ximum Input Power | 200 W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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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sitivity | 88 dB/2.83 V/1 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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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ssover Frequencies | 1.4 kHz, 3.8 kHz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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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pedance | 6 ohm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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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mensions (W x H x D) | 220 x 1,157 x 339 mm; 8-5/8” x 45-1/2” x 13-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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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ight | 25.9 kg; 57.1 lbs./uni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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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사 | 야마하뮤직코리아 (02-3467-33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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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 45만 8천원(한 대)/91만 6천원(한 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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