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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용 저렴이 헤드폰이 망가진 걸 반년 넘게 방치하다 날도 쌀쌀해지고 해서 새로 들여 볼까 하는 중입니다.
시간이 좀 생긴 김에 청음 가능한 샵에 들러서 몇 가지 대충 수박 겉핥기로 들어봤네요. 목적은 막 굴릴 밀폐형 헤드폰입니다만 들어본 지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한 놈들도 같이 들어 봤습니다. 막귀라 자세히는 못 쓰겠고 대충 느낌만 적어 봅니다.
일단 밀폐형.
소니 1A, Z7 - 1A는 크기에 비해 가볍고 착용감도 괜찮았습니다. 듣기 좋게 저음과 고음을 부풀린 소리인데 저음 쪽이 좀 과다한 듯 하여 패스. Z7은 샵에서 꾸민 DAP+AMP+헤드폰까지 가격표상 200만원 넘긴 조합으로 들어봤는데 대역폭이나 해상도는 좋아 보였습니다만 이걸 꼭 사야겠다는 생각은 안 드는 소리였습니다.
슈어 240A, 440, 840 - 240A는 저렴하고 가볍고 착용감도 좋고 줄도 안 길고 소리도 무난히 괜찮습니다. 중역대가 상대적으로 많이 나오는 듯 하나 정돈되지 않아 소란스러운 감이 있고 몸체가 고광택 재질인 게 단점. 440은 고음은 괜찮은데 저음이 살짝 부실한 느낌. 840은 440에서 저음이 보강되어 상당히 밸런스가 좋게 들립니다.
오디오테크니카 M20X, M30X M40X, M50X, MSR7 - M시리즈는 가격대 레벨링이 기막힙니다. 상위 모델로 갈수록 대역폭이 넓어지고 소리가 또렷해지는데 대략 20=<30<40<50 정도의 느낌입니다. 모니터용이라 소리는 좀 심심합니다. MSR7은 M50X와 비슷하긴 한데 보컬이 좀 더 잘 들려서 청감상으로는 살짝 나은 느낌입니다.
보스 AE2 - 가볍고 착용감이 매우 좋습니다. 이거보다 착용감이 좋은 것은 PX 200-II 정도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소리도 보스답지 않게 저음이 덜 나와서 밸런스가 괜찮습니다만 해상도가 살짝 떨어져서 좀 멍청하게 들리는 감이 있습니다.
젠하이저 어반나이트 XL - 중저음이 좋은 편입니다. 그렇다고 고역이 빈곤하다는 느낌은 없고 전반적으로 소리가 풍성하면서 부드럽습니다. 보컬도 괜찮게 들리고요. 약간 무게가 나가지만 고전적 헤드폰이 아닌 모던한 느낌의 디자인이라 인기가 좋을 것 같네요.
베이어다이나믹 770pro, T5p - 고역이 쏘는 느낌이 있습니다만 대역폭이 넓고 해상도도 좋습니다. 티오피는 상대적으로 좀 차분한 느낌의 소리였습니다. 역시 고급..
울트라손 퍼포먼스 880, 860, 840 - 저음이 좀 강하게 느껴지는 편인데 뭐라 설명이 쉽지 않은 특색 있는 소리입니다. 디자인은 좋습니다.
B&W P7 - 이것도 중저음이 묵직합니다만 딱히 고음이 부족하진 않고 부드러운 느낌의 소리가 듣기에는 괜찮습니다.
포칼 스피릿 클래식, 원 - 단단한 중저음에 대역폭과 해상도가 좋습니다. 디자인이 훌륭한데 이어패드는 약간 작은 느낌입니다.
샘슨 Z25, Z35, Z45, Z55 - 처음 접한 메이커인데 생긴 것을 보면 오테 M 시리즈를 일부 수정한 거 아닌가 싶습니다. 소리도 오테 M 시리즈같이 모니터 성향입니다만 고역대를 강조해서 자극성을 높인 소리로 들렸습니다. 좋게 말해 짜릿하고 나쁘게 말해 피곤한 스타일..
다음은 오픈형.
젠하이저 HD600, 650, 700, 599, 559 - 음감용 헤드폰을 찾는다면 HD600을 사고 그 다음부터는 잊어버리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음악을 듣는 것이 쾌감으로 느껴질 정도로 훌륭합니다. 살짝 어두운 느낌이 있지만 클래식에서는 강점이 되고 팝에선 자극성을 줄여서 듣기 편하게 만듭니다. 크기에 비해 가볍고 착용감도 좋습니다. 650은 저음이 살짝 더하긴 한데 밸런스 면에선 미묘하게 600보다 안 좋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700은 해상도가 좀 더 높고 살짝 짜릿한 특색이 있는 고음이 나옵니다. 599, 559는 풍성한 중저음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음이 부족해서 갑갑한 소리로 들렸습니다.
베이어다이나믹 880pro, T1 - 해상도가 높고 밸런스도 좋습니다. 고역이 좀 날카롭게 들리는데 전반적으로 맑고 시원한 느낌이 듭니다. 플래그십 쪽은 보다 화려한 소리로 들렸습니다.
레퍼런스급 이상의 고급형 제품들은 반드시 이게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취향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 있는, 각 제조사마다 특색 있는 소리를 내는 것 같습니다. B&W 라던가 포칼, 울트라손 쪽에서 좀 더 그런 느낌을 받았고요. 결국, 그 미묘한 차이에 상당히 많은 돈을 투자할 각오가 있는지와 듣는 사람의 취향에 잘 맞는 제품을 구입해야 후회가 없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ps. 한줄 요약 : 실내 음감용이라면 닥치고 HD600, 밀폐형 가성비를 찾는다면 SRH840이나 MSR7로..
ps2. AKG K550과 소니 MDR-7506을 못 들어본 것이 좀 아쉽군요. K701이나 그라도 SR60, 80, 알레산드로 MS-1은 예전에 들어본 적이 있는데..
ps3. 그 밖에 그동안 여러 차례 적응을 시도하다 포기한 인이어 타입 이어폰도 몇가지 들어봤는데 역시 비싼거나 싼거나 제 몸에 안 맞아서 도저히 쓸 수가 없을 것 같네요. 헤드폰과 일반형 이어폰으로 만족하기로..
ps4. 당초 목적했던 막 굴릴 아웃도어 헤드폰은 오테 M20X로 정해졌습니다. 망가져도 속 안 쓰릴 가격에 가볍고 차음성이 괜찮습니다. 소리도 가격 생각하면 납득 가능하고요. 접어지지 않아 휴대가 불편하고 케이블 착탈이 안되는데 길기까지 한 게 좀 문제입니다만 정 불편하면 자르죠 뭐..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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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만 핧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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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주관적인 한줄평 정도로 보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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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이라 아쉽습니다. 청음투어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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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클래식을 더 많이 듣는 편이라 HD600 손을 들어주고 있습니다. 여성 보컬(이를테면 JPOP..) 쪽이라면 K701 쪽이 좋습니다. 게다가 임피던스가 낮아서 앰프 따로 안써도 음량 확보가 된다는 점도 HD600 대비 장점이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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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폰을 잘 안써서 다 내치고 HD600만 가지고 있네요. 자연스럽고 스테이징 넓은 소리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살짝 어두운 느낌이 있지만 클래식에서는 강점이 되고 팝에선 자극성을 줄여서 듣기 편하게 만듭니다." 엄청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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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토요일 이틀 찾아가서 들어봤습니다. 들어볼 수 있는 헤드폰은 더 많은데 너무 힘들어서 관심 가는 놈들만 들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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