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가다 그 생각함 체스 졸잼 > 자유게시판

평소엔 방구석에서 커피나 마시며 딜바다 뒤적이는 게 일상이었어요. "체스 졸잼이었지" 생각하며 시간 보내는 게 낙이었죠. 근데 어제, 그냥 멍 때리며 추억만 떠올리는 게 지겨워지더라고요. 진짜 체스 마스터처럼 한 판 두고 싶었어요. 현실은 방구석인데, 체스판 위를 지배하고 싶은 욕구가 터져나왔어요.

그래서 방구석을 체스 아레나로 바꿨어요. 커튼은 상대 진영 방어벽, 소파는 체크메이트 존으로 설정하고 본격적으로 체스 모드에 뛰어들었죠 ㅋㅋ 책상에 폰 켜놓고 "체스 졸잼" 검색하며 옷걸이를 체스 말처럼 들고 "폰 전진!" 외쳤어요. 처음엔 어설펐어요. 방구석에서 옷걸이 휘두르다 커피 엎고 "뭐하자는 거냐" 한숨 쉬었죠. 근데 한 시간쯤 지나니까 손맛 오더라고요. 커튼 사이로 바람 느끼며 "킹 잡았다" 상상하고, 소파에서 "최종 전술이다" 혼잣말 하며 몰입했어요 ㅋㅋ

그러다 정리 중 잃어버린 반짝이 별 모양 키링 발견했어요. "이건 체스 마스터 별이다" 하며 손에 쥐니까 갑자기 게임 끝낸 기분이 들더라고요. 방구석에서라도 체스판 장악한 듯한 승리감. 체스의 쾌감이 현실로 스며들었어요. 근데 그 쾌감의 대가는 컸어요. 라면 끓여서 체스 후 휴식하려다 국물 엎어서 "아레나 보급 터졌다!" 외쳤어요 ㅋㅋ 방구석이 순식간에 아수라장 됐지만, 애가 졸린 눈으로 "괜찮아, 내가 도와줄게" 하며 수건 가져오는 거 보고 감동했어요. 대가 치른 보람 있네요.

결국 같이 닦고 새로 라면 끓여서 방구석 평온으로 돌아왔어요. 애가 "마스터 라면 쩐다" 하니까 다시 일상으로 착륙한 느낌. 배고프던 배도 웃음으로 채워졌죠 ㅎㅎ 이렇게 방구석 꼬마 체스 마스터 하다 보니, 멍 때리던 내가 체스판 위를 지배하는 사람으로 변신한 기분. 심심함은 날아가고, 따뜻한 순간까지 쌓였어요. 가끔가다 생각나는 체스 졸잼이 방구석에서도 가능하더라고요.

애 낮잠 자는 사이 저도 심심해서 인터넷 뒤지다 바카라사이트 같은 데 잠깐 들렀는데, 아빠랑 옛날에 체스 얘기 하던 때 떠올라서 피식 웃음 나왔어요. 아빠가 "너 마스터처럼 잘해" 했던 말 덕에 방랑도 따뜻했어요 ㅋㅋ 친구랑 "라면 국물 먹으면 살찌냐"로 20분 싸우다 "너나 먹어"로 끝난 대화도 웃기고 따뜻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