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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영국민은 브렉시트를 선택했는가. (좀 깁니다...)
녹색정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작성일: 2016-06-25 00:02:00 [베스트글]
조회: 3,946  /  추천: 93  /  반대: 0  /  댓글: 85 ]

본문

아래 브렉시트 관련한 글에 댓글 달았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과거 영국에 살았던 기억을 바탕으로 이번 사태(?)에 대해 짧게 주절여봅니다. 

 

애초에 브렉시트쪽으로 여론이 기울었다가 잔류쪽 의원 테러 살해사건으로 잔류가

유력한거처럼 보도됐는데... 실제 여론은 전혀 달랐다는게 중론입니다.

 

영국이 재밌는게(재밌지는 않죠. 한국도 그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 인구의 계층

구조가 환상적입니다. 자본주의 발상국답게 상류층 3%, 중산층 8%, 하류층 89%의

안정적(?)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중산층 비율에 대해서는 정부가 좀 다른 주장을

하고 있지만 정부 주장이 12~14% 선입니다. ;;;(사회학자 다수는 8% 지지합니다)

 

원래 영국의 법체계가 결코 온정적인 편이 아닌데 유일하게 축구쪽 훌리건에 대해

관대한 이유도 출발이 여기에 있습니다. 제가 영국에 살았던 90년대 후반 ~ 2000

년 초반의 가디언지 조사에 따르면 '니가 영국에 태어나서 결코 이 사회의 주인이

되지 못할거라는 사실은 인지한 시점이 몇살때였나'라는 설문에... 가장 많은 답은

'9세' 였습니다. ;;;

 

영화 빌리 엘리어트...에서 나오는 아버지의 모습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남자는 

무조건 축구나 레슬링을 해야지. 무슨 발레야. 썩을...'이 영국 아버지들의 표상

입니다. 사학법 따위는 100년전에 이미 물건너가서 대학입학도 성적순이 아닙니다.

여전한 백작 남작 후작 추천장이 성적보다 우선됩니다. 물론 타국 유학생은 좀

다릅니다. 그래서 영국 유명대학은 자국민보다 외국인이 들어가기 수월하죠. 

 

영국 성인의 대다수가 통장에 1천파운드(한화 160만원) 가진 사람이 드뭅니다. 

교육-의료가 무료니까 그냥 살긴 하는데 꿈을 가지고 살 수는 없어요. 어차피

태어날때 인생이 대개 결정되니까... 그래서 종교 대신 축구가 자리를 차지하는

거고 자기 지역 축구팀의 성패가 자기 인생의 성패가 됩니다. 내서널 로터리

(영국 로또)에 당첨돼서 20억을 받았는데 이틀뒤엔가 자기 축구팀이 결승에서

졌다고 자살한 사람도 있습니다. ;; 

 

이런 상황에서 훌리건 때려잡으면 어떻게 될까요. 폭동 나겠죠... 법치 문화가

정착된 영국에서 유독 훌리건에 대해서만 심하게 관대해서 재발, 또 재발하는

연원이 거기에 있습니다. 

 

옆길로 샜지만 이런 환경속에서 노동당(현 야당)이 좀 목소리를 내주고 대처

집권때 민영화하며 개판 된 구조를 좀 바꿔야하는데 제3의 길...이라는 말도

안되는 개소리를 주절거렸던 토니 블레어 이후 노동당도 색깔이 애매해져

버립니다. 그 틈을 독립당이 치고  들어왔고 저소득층을 맹렬하게 파고 들었죠. 

 

그런 흐름속에서 현총리(보수당)가 선거공약으로 브렉시트 투표를 내걸었고

이건 어떻게 보면 오세훈의 무상급식 투표와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그걸 하자는

게 아니고 투표로 끝장내서 말이 더 안나오게 하자...그거였죠. 근데 그게 실책

이었습니다. 여론의 기저는 '73년인가 1차 브렉시트때 탈퇴하면 다 죽는다 해서

잔류로 찍어줬는데 ㅆㅂ 40년간 해준게 뭐있어. 나는 물론 내 자식도 이제 인생

종쳐간다. 이 ㅅㄲ들아. fu*k you all~!' 이 되버린 겁니다. 

 

실제 투표 며칠전 가디언이나 여러 영국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이미 여론흐름은

압도적으로 브렉시트쪽이었습니다. 대처가 죽었을때...처럼 기성언론들이 마치

잔류가 유력한거처럼 호도했을 뿐이죠. 

 

어찌됐든 브렉시트는 이제 확정됐고 유럽연합은 해체의 길로 갑니다. 국내언론을

보면 마치 영국민이 극우선동에 휩쓸려 무모한 선택을 한거처럼  보도하고 있는데

현실은 좀 다릅니다. 오히려 진보진영이나 풀뿌리단체에서 브렉시트를 이끈 흐름이

있었던 거죠. 

 

어느쪽이든 우리나라는 피곤하게 됐지만 영국민들 다수는 꽤 즐거워하고 있을겁니다.

이번 사건으로 그들 역시 한동안 삶이 더 고달퍼지리라는건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이 브렉시트를 선택한건 앞서 말했듯...

 

Fu*k you all. I did everything. What did you do?.... 입니다. 

 

 

 

 


추천 93 반대 0

댓글목록

작성일

좋은 글 감사합니다

    0 0
작성일

그런 속 사정이 있었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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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6 0
작성일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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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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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우리나라는 독립당 대신 새정치 한다는 당을 대안으로 삼고 영국보다 더한 조선시대 말로 가는군요. 좋은 글 잘봤습니다.

    1 0
작성일

결국 40년동안 한게 없다고 최악의 길을 선택해 버린겁니까...

    0 0
작성일

본문에 적었듯 영국민의 유이한 메리트는 교육과 의료 평생 무상..입니다.

근데 교육은 어차피 상류층 추천장이 있거나 스티븐호킹 급의 특A+++++
급 천재가 아니면 좋은 대학 가기가 어려우니 별 소용이 없습니다.

의료는 더 골때린게 NHS가 무료지만 엄청나게 느립니다. 만성이면 10억이
들든 100억이 들든 다 치료해주지만 급성이면 그냥 죽던가... 한국의 50배~
500배 금액을 들여 자가치료해야 합니다; 특히 치과와 미용성형은 무료가
아니라서 영국민들 다수의 치아가 거의 골룸 수준이죠. ;;;

EU 잔류로 인해서 남는 국가적 이득의 대부분은 3%의 상류층이 99.999%
독점합니다. 물론 브렉시트로 실업률이 좀  더 올라가고 물가도 좀 더 올라가고
삶이 더 괴롭겠지만... 원래도 늘 그랬거든요. 내가 왜 3대에 걸쳐 니들 배떼기를
채우는데 일조해야 하는가...가 이번 브렉시트의 흐름이었습니다.

슬픈 일이죠. 이게 잘한 일이라고 할 수는 결코  없지만... 대처가 뒈졌을때 해외
언론들에 '영국민들 철의 여인 죽음에 애도' 라는 말도  안되는 보수언론들 허위
보도가 나가자 무명밴드의 '난 대처가 뒈져서 너무 기뻐' 라는 내용의 곡을 미친듯
밀어서 인기차트 1위까지 끌어올린 적이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대처  죽었을때랑
비슷한 느낌이 많이 듭니다. ;

    7 0
작성일

영국의 계층 분포도가 저리 되었다니 놀랍네요

    0 0
작성일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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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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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조흔 글 입니다.

    0 0
작성일

잘봤습니다

    0 0
작성일

좋은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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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좋은 글 감사합니다.

    0 0
작성일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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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좋은글 감사합니다

    0 0
작성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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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브렉시트 글들을 찾아 읽는 중이었는데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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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이런걸 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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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이해하기 정말 쉽게 설명해주시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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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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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런 상황이었다면 저라도 탈퇴에 투표했을 것 같네요.

하류층 인생에 더 고달플 거라고 해봐야 거기서 거기지만,
중상류층도 같이 몰락한다면 기분이라도 덜 나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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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영국이 생각했던거랑 많이 다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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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글을 쉽게 참 잘 쓰시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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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감사합니다 . .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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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잘봤습니다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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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아 이런 내용이구나..... 요약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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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의문점 하나가 풀리는것 같군요.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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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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