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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재벌 총수 청문회가 있었고, 많은 분들이 흥분하고 있습니다.
회원 한 분이 제품 불매에 대한 의견을 강하게 주장하시길래,
불매보다는 정치적 압박, 엄벌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미의 댓글을 달았는데,
모욕을 당했습니다. "쉴더"라니 "발암"이라니. 심지어 일제감정기의 독립운동을 반대하는 듯한 비유까지.
참 안타깝습니다. 저도 해당 기업 제품 불매를 정말 오랜 시간 동안 하고 있었습니다.
(아재인증을 싫어하므로 기간은 말하지 않습니다.)
불매운동 다 해보셨을텐데, 쉽던가요?
저는 해보니까, 완벽하게는 안됩니다.
제가 사는 SSD가 해당 회사 NAND를 사용하고,
제가 산 아이패드가 해당 회사의 LCD를 사용하더군요.
그리고 제 의견에 반하지만, PC의 DRAM은 해당 회사만 삽니다. 타사 제품 몇번 도전했다가 고생 많이 했습니다.
설명을 위해 비슷한 이야기 하나 더,
저는 대형마트를 싫어합니다. 마트에서 버는 돈은 재벌에 집중되고, 번 돈이 우리 동네에 쓰일지, 다른 동네에 사용되는지, 해외에 빼돌려지는지 알 수 없습니다.
반면 재래시장이나 동네 마트에서 물건을 사면, 동네 이웃들이 돈을 벌고, 또 우리 동네에서 돈을 사용합니다.
이런 걸 생각하고 있지만, 마트를 자주 이용합니다.
제 의견이랑은 달라도 가족들이 불편해하면, 맞추어서 살아가는 겁니다.
의견을 나누고, 싸워가면서 조정할 수도 있지만, 의견이 다를 때마다 매번 싸울 수야 없는 일이지요.
설명은 해주되, 배우자의 의견을 따라가는 게 제 결정입니다.
예를 드는 건 여기까지 하고, 생각을 말하자면
1. 불매에는 찬성합니다만, 이미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대로는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상품 판매 이외의 다른 편법으로도 꽤 많은 이익을 빼갑니다.
올해의 이슈는 전기요금이고, 작년의 이슈는 합당하지 않은 인수합병이죠.
2. 그리고 완벽한 불매를 추구하다보면, 사람이 지쳐요.
이 부분이 충돌지점 같은데요,
불매를 오래 하시는 분들은 느끼겠지만, 나름 불편함을 감수해야 합니다.
이게 기간이 늘어나면서 항목이 늘어나면 생각할 것도 제법 생기고요.
불매가 유일한 길이라면 모르겠는데,
다른 방법도 유효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아무에게나 이걸 강하게 말할 만한 일인지 되묻고 싶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대한민국 시장은 재벌에 다 장악 당해서, 최악을 피해 차악을 선택해 가는 방법 밖에 없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독립운동에 힘이라도 보탰던 이력이 있는 브랜드를 더 선호합니다. 여기도 거악이라고 생각합니다.)
3. 저에게 쉴더라는 낙인을 씌운 그 분은, "정치, 검찰, 언론"을 굉장히 불신하면서 불매가 최선이라고 주장하시던데,
저는 그래도 정치적인 방법이 더 쉽고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지금은 대통령 덕(?)분에 평소에 정치에 관심이 없던 분들도 관심을 가지고 있지요.
연쇄적으로 정치인들이 국민 눈치를 보며 열심히 일하고 있는 보기 드믄 상황입니다.
4. 4주째 광장에 아이를 데리고 나갔습니다.
아직 한글도 모르고, 정치는 전혀 알 수 없는 나이입니다만, 시민으로서 항의할 때는 하는 게 교육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제 아이가 민주국가의 주권자로 살길 바랍니다.
5. TV, 스마트폰 불매하는 것보다,
수백억 수천억짜리 특혜를 하나 걷어내는 게 더 효과적이고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자제품 잘 만드는 게 죄가 아니라, 이익을 너 내겠다고 반칙을 저질렀던 게 죄죠.
방법이 없으면 돌려까기라도 해야하지만, 바로 깔 수 있으면 바로까기부터 해야죠.
그리고 지금 시점에서는 보이는 것에 집중해도 된다고 봅니다.
이번 청문회가 만족스럽지는 않을 거라 예상하지만, 나름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글을 쓰는 동안, 청문회 소식은 해당 기업의 상속자가 전경련을 탈퇴한다고 합니다.)
정리하면,
모든 사람이 생각이 같으면 불매를 하고, 다 국고 환수하고 쉽게 될겁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입장도 다르고 깨달은 정도도 달라서 다 의사소통하기가 어렵지요. (제가 이 글을 적는 이유죠)
불매는 필요합니다. 그러나 오래, 너무 공격적으로 하다 보면 힘만 빠집니다.
그래서 절충안을 이야기 한겁니다. 불매보다 정치가 우선이라고.
차라리 힘을 아끼고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게 더 쉽고 효과적입니다.
저도 청문회를 봤으면, 같이 흥분하고 동조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 사회 이슈 때문에 업무중에 월도를 많이하긴 합니다만, 동영상을 트는 정도는 시도하기 어려워서 동참하지 못한 점 아쉽습니다.
저녁에 뉴스룸이나 봐야겠습니다.
저에게 공격을 한 그 분은, 제가 보기에는 저랑 문제 인식은 같은 것 같은데,
어느 곳에 집중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견이 다른 것 같습니다.
전 조금 다른 제 의견을 말했을 뿐인데, 왜 그런 험한 말을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작성했던 댓글이 짧게 적지는 않았는데, 오해가 생기네요.
이과의 슬픔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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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눈높이에서만 불매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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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위로가 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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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실히 공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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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읽고 갑니다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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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엄마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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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운동이 어디까지나 선택이고 개인의 의지라는걸 아직도 모르는사람들이 많은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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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이라 뉘앙스 전달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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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Clothes님의 댓글 Real Clo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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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인 찍지 마세요. 뽐 접은지 오래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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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Clothes님의 댓글 Real Clo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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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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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불매운동하면서 완전한 불매는 솔직히 힝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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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마음을 정확히 이해해 주시는 말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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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오전에 글쓴 분의 댓글과 그 원글도 봤고 댓글도 달았엇는데요. 이 글을 보니 글쓰신 분도 이해가 되네요. 하지만 지금도 본인의 경험을 기준으로 그건 어려운거다 말하시는게 좀 단정적이라 댓글을 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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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글의 내용이 강하게 느껴져서 불매 강요 수준으로 읽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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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까 그인간은 걍 불매운동 유도하는 태도자체가 쓰레기더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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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보기에도 어조가 너무 세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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